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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 Gumi 새마을 알뜰 벼룩장터

구름뜰 2011. 9. 26. 21:12

 

 

 

구미시청 후문 주차장에선 매월 둘째주 토요일이면 벼룩장터가 열린다. 건전한 소비의식을 위한 아나바다 운동의 일환인데 구미시가 주최하고 구미시새마을 부녀회가 주관하는 행사다. 구월장터는 우천으로 연기되어 지난 토요일에 있었다. 

 누구나  참석 가능하며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가지고 와서 당일 본부석에 접수하고 천막아래 편한 곳에 돗자리를 펴면 된다. 장터는 10시부터 열리지만 좋은 물건을 사기위해 아홉시만 넘으면  많은 인파가 몰린다. 벼룩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최고가격이 천원이다, 판매 대금의 일부는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자발적으로 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남은 물건은 기증하고 가도 된다.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의류이고, 그 외에도 서적류, 유아용품, 가방, 구두, 학용품, 햄스터 같은 애완동물까지 없는게 없다. 쑥쑥 커가는 아이들 옷은 계절이 바뀔때마다 사야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알뜰 쇼핑하기에 좋은 기회다. 

 

 대체로 상인들은 초등학생들이다. 학생들이 장사 하러 나온 것이 아니라 부모님과 함께 오지만, 부모님들은 쇼핑하느라 바쁘고 아이들이 좌판의 주인이 된다 이 장터의 진 풍경은 꼬마 상인들에게 어른들이 물건값을  물어보거나 흥정하는 일인데  동화같은 벼룩시장만의 풍경이 연출된다

 

 

 

요 어린꼬마는 동화책에 푹 빠져있다. 친언니는 아니라고 했고 함께 왔다고 했다. 

 

 

영한사전이 눈에 띄었는데 두께가 장난아니다. 이름이 적혀 있었고 제법 공부를 한 흔적이 보였다. 천원이라고 했는데 욕심 났지만 아이들 사전이 집에 몇 권이나 있어서 참았다. 그래도 국어사전이었다면 샀을 것이다.. ㅎㅎ

 

 

 서울에서 구미로 이사 온지 얼마 안되었다는 어느 젊은 부부(우측)는 참석해 보니 재밌어서 또 오게되었고 했다. 트렁크가방 하나에 종이박스  2개 가득 겨울옷들을 갖고 왔는데,  남편이 아이를 안고있고 아내가 진열을 했다.  더운날에 이런 곳으로 함께하는 남편의 모습까지 성숙되고 건전한 젊은 부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직 차가 없어서 성금내고 택시비 내고 집에 가서 짜장면 시켜먹으면 남는게 없어요."

 

내게 맞는 옷이 있는지 권해 달라고 했더니 체격이 맞지 않을 거라고 했다.ㅎㅎ

협조적인 젊은 남편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궂은일이든 진일이든 함께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보기 좋다.

 

 

 

처음 나오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안쓰는 물건이지만 버리긴 아깝고 누군가 대신 요긴하게 쓸 수 있을거라는 주인장의 애착이 묻은 용품들이다.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들 모두 성숙된 의식이 있기에 가능한 장터인것 같았다. 특히 아이들에게 산 경제교육의 장이 되고 있었다. 

 

 

이 좌판은 할머니 한 분이 펼쳐놓은 곳이다.

부산으로 시집간 딸이 안신는 다며 두고 간 신발들을 팔러 나오셨다, 핸드폰에 담긴 딸 사진까지 보여 주셨다. 발 사이즈가 같아서 구두를 한 켤레를  오백원 주고 샀다. ㅎㅎ

 

 

이 아이는 햄스터를 팔고있는 중이다.

임자가 나타나자 이쁘게 포장해서 먹이까지 덜어서 주는 모습이다.

 

 

저희들이 보던 것이라며

동화책을 가지고 온 친구들이다.

 

 

 

본부석쪽에서 다양한 볼거리 행사도 이어졌다.

 

 

 

오빠따라 나온 여동생이 함께 책을 보고 있다. 수학 문제집이다. 이 와중에도 공부하고 있는 모습이라니..

 

 

초등학교 3학년이라고 한 소녀가 내 카메라를 활짝 반겼다. 친구와 함께 갔는데  친구가 여기서 모자를 두개 샀다. 아니 친구가 쓴 것까지 친구는 오늘 모자만 3개 샀다.

 

 

먹거리도 있는데 팝콘은 백원이다.,아이들 경제교육 일환이라 공짜로 주다가 백원씩 받기로 했다고 한다.

 

 

 

 

시청 후문 감나무 그늘에서 아이들의 요염한 춤까지, 재밌는 아침 시간을 보냈다.

일찍간 덕분에 충동구매! 엄청했다.

책을 여섯권이나 샀는데 한번도 안본 책 3권과 헌책 3권 각각 천원 오백원씩에 구입했다.

이런 장터 한달에 한 번 아니라 일주일에 한번쯤 열려도 좋을 것 같다.

 

<아껴 쓰고 , 나눠 쓰고, 바꿔 쓰고 , 다시 쓰고> 구미시청 '아나바다 운동'은 제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돌아나오는 길에 본부석 접수번호를 보니 88명이 접수되어 있었다. 자원 재활용 차원에서도, 건전한 소비의식차원에서도 바람직한 소비문화가 정착되어 가고 있는것 같다.  장터에서도  돌아오는 차안에서도, 집에 와서도 내도록 뿌듯한 마음이었다. 건전한 소비는 마음까지 풍요롭게 한다. 

다음 장날은 10월 8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