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출입구에 국화분이 사열하듯 줄지어 있다.
"나도 나도" 라며 일제히
허드러진 저것들에 대한 예의할까.잠시 멈훠서 본다. 향기또한 몸사리지 않으니 몸도 먼저 반응한다. ,
콧구멍을 벌름거려 보고 폰을 대어 본다.
피었으니, 놀다가고 담아가고 향기도 맘껏 취하란듯 천진난만이다.
가을이라고 가만 있질 못하는 것들이 지천이다.
나무도, 나뭇결을 스치는 바람도, 구름이 성가실 하늘도 "나도 나도" 다.
"나도 나도"는
새싹시절부터 물주던 손길과,어쩌다라도 잊지 않고 오던 벌과, 나비,
그리고 피울 것이라곤 도서관 밖에 없는 청춘들과 고시준비생,
만학도들의 발길도 일조했을 것이다.
햇살옆에서 조잘대던 바람도 빼놓을 수 없으리라.
문득, 근원도 모를 그리움이 구름처럼, 해질 녘 붉은 불덩이처럼 밀려올 때가 있다.
인적 없는 휴대폰을 일곱번이나 여덟번정도 확인했을 때나,
창밖 풍경과 차 마시는 것 같은 시간일 때다.
도서관 드나드는 수 많은 꽃봉오리들,
피어본 적 없는 꽃들과 또 피우고 싶은 꽃들이 꽃잎의 농담을 조절하는 때.
지금은 농담의 계절,
"나도 나도" 가 꿈인 꽃봉오리들이
"나도 나도" 에 잠시 발길을 멈추는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