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한 쪽에 소엽, 대엽을 모아 두고 아침 저녁으로 즐기고 있다.
노란꽃과 연보랏 빛 꽃은 서서히 새 꽃대가 올라오기도 하고 끝에서
한 송이씩 피어나기도 하면서 석달째 저러고 있다.
향기도 은은하여 하루도 눈맞추지 않는 날이 없다.
보고 즐기는 것이 다인데, 물 주면 생기 돋는 모습이 좋고
때 되면 새순이 쑥쑥 올라오는 것도 좋기만 했는데 며칠전부터 고민이 생겼다.
거실 안쪽 텔레비젼 왼쪽에다 놔둔 스킨답서스 화분이
1년 전 부터 줄기 하나가 유독 잘 뻗어나길래 편애를 했다.
그래 어디 얼마든지 자라거라 내가 너의 갈길을 인도하리라.
그렇게 스킨답서스는 내 바램대로 자랐다. 쑥쑥
.
그것이 어느듯 텔레비젼 밑을 지나 긴 거실장식장 을 지나서 다시 아래고 뻗더니
드디어 풍란 뒤로 와서는 드디어 거실 유리창 아래까지 뻗어 왔다.
아하 , 그때서야 내가 깨달은 것은 어 이녀석을 어디로 보내야 하나 하는 거 였다.
그러고 지켜 본 것이 사나흘인데
오늘 아침 학의 머리처럼 꼿꼿한 자세를 보이길래 가만히 들여다 보니 이럴수가..
그새 뿌리를 내어서 당당하게 딛고 서 있다.
창문 여닫는 곳이라 이곳은 있을 자리가 아닌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
저 디딤 발을 어쩔까.
잘 자란다고 좋아라만 했는데
이젠 어디로 인도해야 하나.
이런 고민이 생길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대략 난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