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이면 끝나는 순천정원박람회장을 다녀왔다.
'미래에 집을 짓는다면'이라는 가상하에 둘러보면 훨씬 재밌을 정원박람회장
그런 기대감 없이 관람한 여행이었지만 눈에 띄는 것들을 담아 봤다.
박람회장은 각국의 특색을 담아낸 야외 정원과 실내정원이 있었다.
우선 실내정원을 정리해서 담아 본다
어제는 여름 막바지처럼 후덥했다.
이곳에 들어서는 데 시원해서 좋았다.
'석가모니의 그 나무 인도보리수'라고 팻말이 붙어 있는 나무다
인도보리수는 한국에서 자생이 안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곳에서 처음 대면하게 될 줄이야.
석가모니의 가부좌가 생각나는 형상이다.ㅎㅎ
여늬 식물원과 크게 다를바 없었지만 물이 곳곳에 함께여서 좋았다.
정자를 물위에 올려 놓았고, 정자 아래 조명 주변으로 물고기들이 몰려들었다.
녀석들 얼마나 신기할까 땅에서 빛이 솟아나고 있으니..
'식물공장'라 명명한 식물원 바로 옆에 '실내정원'이 있다.
소망(바람)들이 소지종이처럼 하늘로 곧 오를 듯 했다.
이런 것에는 사람들의 기운이 느껴진다.
영 아닌것은 아닌것 같은데,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없다.
'실내정원'에는 여러 나라의 정원이 연출되어 있었다
풀어놓은 갓이 휴식을 드러내주고
마루에 올려진 숫기와의 초록도 싱그러움을 더해준다.
드러냄보다는 숨겨짐이라고 했고
화려함보다는 소박미라고 했다
내 보기엔 정말 자연 친화적이다.
소재들이 모두 자연에서 온 자연물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가 그렇다' 라는 시처럼,
대충 봐도 '좋네' 정도지만 자세히 보면 왜 좋은지 보인다.
그 느낌이 그냥 온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된다.
직감이라는 것도 그렇다
뭔지 몰라도 좋거나 싫은 것들
이유가 없을 리 없다.
반나절! 이라는
절제미!
역시 멋은 이런곳에서도 우러난다.
선비의 대청마루나 툇마루 정도의 공간을 평상으로 연출을 했는데
사방이 열려있다.
뒤란 장독대 같이 연출한 항아리에는 소국이 소담스러이 꽂혀있었다.
오래전 지인이 해준 얘기가 생각난다
시집 온 지 얼마 안된 어느가을날 들에서 꺽어온 국화를 어디에 꽂을까 하다가
수돗가에 씻어 엎어둔 시조모님과 시어머님의 요강에 소복히 꽂아서 툇마루에 올려 놓았더랬다.
"아이고 망측해라" 시며 다시는 그러지 말라는 시어머님의 놀란 반응 ㅎㅎ
시집 온 첫 해에 해 본 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댓돌 위 마루 밑 어두운 공간에 숫기와로 곡선의 빗살무늬를 만들어내는 품도 여유다.
댓돌 옆 돌단풍도 원래 저기 저러고 있었던 듯 무심하게 뿌리내리고 있다.
자연을 옮겨 놓은 듯
인공적이되 인공적이지 않게 꾸민 자연친화적인 모습이 우리 정원의 가장 큰 매력 같다.
크고 화려한 것을 넘어선 마음이라야 이런 연출이 가능하지 않을까.
재료가 통일감이 있다
이 곳은 폐교 같은 분위기도 나고 옛날 놀이터 분위기도 나는 곳이었다.
놀이터도 폐교도 지금은 이렇게 버려진 물건들이 적채되어 있다
시골에 가면 쉬이 볼 수 있는 풍경이기도 하다.
움직이던 것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움직임이 없던 것들의 움직임이 보인달까
기다려 볼일이다.
놀랍지 않은가
자전거보다 더 빠른 식물들.
자전거, 풍금, 난로, 텔레비젼
세월이 흘러서 고물이 되어 버린 것들이
식물과 어울려 색다른 실용성으로 거듭난달까.
식물이 가진 어울림을 재발견 한달까.
인간이 만들것과 원래자연물의 조화다
보기에 좋았다.
굉장히 이국적이다.
현대문명이 자연을 훼손했고 그 문명을 자연이 품어주는 느낌이랄까.
묘하게 상반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나중에 정원을 꾸민다면 이런 느낌도 나쁘지 않겠다.
조화! 라는 것은 어차피
다른 것들의 어울림 아닌가!
조선의 정원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문화유산
'소쇄원'의 광풍각을 모델로 하여 꾸민정원이다.
둘러볼 곳이 하 많아서 하루 종일 걸렸다.
아침 8시에 출발했는데 밤 11시가 넘어 구미에 도착했다.
순천시청 앞의 떡갈비 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는데
이렇게 두툼하고 넙적한 떡갈비는 처음이다.
구수한 아주머니의 사투리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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