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함께 떠나는 행복한 詩 동행'
'문화체육 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 도서관 협회'가 주관하는 '길위의 인문학'이 전국적으로 도서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길위의 인문학'이라는 주제에 맞게 특강이 있고 현장투어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이다. 성주 공공도서관에서는 6월에 시작 7월 8월까지 3차 시가 진행된다. 1차 시마다 강연, 기행 후속모임으로 이어진다.
지지난 금요일에 성주도서관에서 '이상화의 삶과 문학'이라는 주제로 이태수 시인의 특강이 있었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시인과 함게 이상화와 관련한 곳들을 둘러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곳은 1995년에 건립된 대구 두류 공원에 있는 상화의 동상과 시비다.
"인생의 삶은 충동의 연속이며 충동은 생활 그 자체로서, 그것을 기록해 가는 것이 詩" (개벽 58호) 그러므로 문학인은 삶을 기록하기 위해 남다른 책임이 있어야 하고, 그 책임은 민족 언어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고 한다.
두류공원 야구장 건너편 나즈막한 곳에 문학공원처럼 인물동산이 자리하고 있었다.
문학게 말고도 미술께 등 다양한 인물들이 앞으로 모셔질 공간이기도 하다.
시는 전문만 살짝 실려 있다.
여기는 달성공원이다.
이 시비는 우리나라 최초로 1948년 해방후 건립된 것이다.
'나의 침실로 ' 전문이다.
이상회시는 워낙 길다. 소설을 쓰셨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시의 전문이다.
이시의 배경은 남산동에 있는 '성모당'이라고 한다.
상화의 어린 아들 글씨체를 그대로 옯긴 것이라고.
편했다. 글씨에 어린 손길의 애쓴 정성이 보인다.
시비는 코끼리가 있는 곳 맞은편 언덕배기에 있었다.
몸이 커서
내 몸도 귀첞아 죽겠다는 듯,
코끼리의 반쯤 감긴 눈은 극 권태로 보였다.
옛날에 봤던 그 코끼리인지 모르지만
작은 것이 45세 큰 것이 40세라고 했던 것 같다.
시비 아래쪽 정경이다.
달성공원 앞에 그 많던 할아버지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매표소에 키큰 아저씨는 살아계실까
입장료가 무료여서 공원앞에 있을 필요가 없을 거라고 누군가 그랬다.
중앙공원(구경상감영) 도 갔었다.
할아버지의 비율이 9:1 정도라고 할 만큼 할아버지 들만 목적없이 앉아서 쉬고 있었다.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있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기라도 하듯이.
공원의 모든 벤치도 극권태에 빠진 듯 했다.
책을 보거나 시를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는 분은 없고
달성공원 코끼리처럼 권태를 귄태롭게 견뎌내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의미 없이 보고 있었다.
인문학!
인문학의 종결지 정작 살아있는 노인들만 소외되고 있는 것 같았다.
달성공원을 좌측으로 구 원화여고 자리를 돌아서 대구 중구 골목투어 '근대로의 여행'중 2코스인 근대문화 골목으로 향했다.
상화의 고택이 있는 곳이다.
제일교회와 계산성당이 마주보고 선 곳
저 계단길이 청라언덕길이라고 했다.
말로만 노래로만 들었던 어감까지 좋았던 그 언덕이란다.
3,1만세운동길이기도 하다고..
계산성당 정경이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 둘과 함께 우리셋은 모두 집이 남산동이었다
어느날 성당을 다니기로 했다며 두 친구가 함께 가자고 했다. 왜 성당이냐고 물었더너 계산성당 건물이 예쁘기 때문이라고 했다.신앙을 가지는데도 건물이 한 몫을 한다는 걸 그때 알았다. 나는 어린 생각에 종교라면 그런거 말고 무언가 더 끌어당기는 것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고, 둘만 성당엘 다녔다. 그리고 세례를 받기위해 외워야하는 계송이었던가 그것들을 성모당에서 주저리주저리 외우던 시절이 있었다. 30년도 넘은 한세대가 지난 얘기가 되어 버렸다.
최근 본 알랭드 보통의 책에서 교회나 성당이 화려하고 높은 것은 교회내에서 모든 사람이 신의 본성을 나눠가진 평범한 사람이므로, 즉 우리가 근복적으로 다른 사람과 다를 것이 없다는 인식이 이뤄지는 장소이므로 사람들이 그 장소에서 위안을 얻는 다는 것이다. 하늘을 수놓는 교회의 철탑이 높을 수록 현실의 내 누추한 공간이나 삶보다 정신적인 부분이 더 중요한것으로 여길 수 있도록 위안을 얻는다는 것이다.
공적인 공간에서 공적인 신분도 함께 높아지는 느낌 같은 것. 하여 교회라는 공간에서는 착한 마음이 들고 그 안에서 보는 사람들은 덜 미워보이는 것과 같은 그런 상황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고시절 두 친구가 건축물이 예뻐서 간 것도 교회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가차룰 두 친구가 은연중에 알아챈 셈이겠다. ㅎㅎ
근대 문화골목은 매일신문사 쪽 말고 계산 성당 우측 약전골목 쪽으로 골목 투어 시작점이었다. 즉 상화고택이 그 안에 있었다. 인도블록에는 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가 단어별로 새겨져 있었다.
고택은 오래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이곳이 이상화와 연고한 곳이라는 뜻으로 쓰인다고 한다.
이상화와 서상돈 고택이 함께 이웃하고 있었다.
이어서 약전골목, 약령시 한의학 박물관 등을 거쳐서 골목골목을 친구네집 찾아가듯이 돌았다.
정소아과는 대구에서 처음으로 생긴 2층 집이라고 했다.
길이 문화가 되고 집도 생화터전이 곧 문화로 남은 현장이다.
인사동 골목처럼 곳곳에 식당이 있어서 좋았다.그곳에 가면 먹을 거리가 있다는 것도 또한 좋지 않은가
아카데미 극장 앞이다.
땡볕을 걷고 걸어서 중앙로 풍경이다
그 길만 그대로 랄까 .토요일 오후만 되면 교복입고 시내좀 나가지 말라고 했지만 이 길을 얼마나 배회했던지.ㅎㅎ 그곳에 가면 무엇가 재밌는 일이 있을 것 같은 곳, 길에도 공간에도 끌림이 있다.
그것도 결국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언제나 넘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함창 준비중인 곳
대구문학관을 개관 전에 방문해 보는 영광을 누렸다.
한창 작업중이었는데 머지 않아 근대로의 길과 맞물려 훌륭한 문학관으로 거듭 날 것으로 보였다.
대구에 가면 대구 문학관에서 한참을 놀다 와도 될만큼 다양하게 준비되고 있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 나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리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이곳은 수성못 둑에 2006년에 세워진 시비다. 들안길 지금은 도시의 발달로 많이 사라졌지만 이 언던길이 이 시의 배경이라는 속설이 있어서 여기에 세워졌다고 한다. 자연석이 얼마나 큰지 스무명 남짓한 회원들을 다 가려 버렸다.
대구 근대로의 길은 중 고등학교 시절 놀러 다니던 길이 그대로 인데. 관광객들이 찾아들고 있으니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는 길이기도 했다. 과거속으로 걸어 들어갈수야 있을까만 그 길이 그대로니 그런 느낌이 들었다. 생활공간 깊숙히 파고든 문화에서 오는 동질감도 좋았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도 이런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앞 세대가 걷던 길을 후대가 그대로 조명해보니 뜻깊은 길이 아닐 수 없다. 현실이 어려울수록 옛것에 대한 향수가 더 생기는지도 모르겠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인문학을 하는 것은 날마다의 자신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는 일이리라.
공원에 놀러나온 할아버지들도
가고 싶은 곳이 공원 벤치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공원 벤치뿐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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