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장편소설

구름뜰 2015. 2. 5. 23:07

 

 

일본의 추리소설작가 히가시노 게이꼬의 장편.

독서회 이달의 지정도서로 선정되어 읽고 토론한 책이다

 '나미야 잡화점'의 '나미야'씨는 장사보다 고민상담 해주는 일을 좋아한다.

장난기 어린 아이들 고민에서 진지한 인생진로의 전환점에 선 이들의 고민까지

잡화점 우편함에 넣어두면 다음날 우유박스에 답장을 넣어두는 형식이다.

 

나미야가 죽고 33년이 지난 어느날,

 3명의 젊은 초보 도둑이 그 가게에 들르게 된다.

피신겸 들어간 그 곳은 나미야 나미야 할아버지의 사망 33주년 되는 날이었다. 

 

할아버지는 자기가 사망하더라도 33번째 제삿날이 다가오면

'공고문'을 내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그 '공고장'을 나미야의 증손녀가 블로그에 올리게 된다

.

그 '공고문'은 하루 동안 다시 상담을 받으며

그 동안 상담 받은 분들의 이후 생애나 결과가 어떻게 변했는지 듣고 싶다는 얘기다.

마치 할아버지가 나미야 잡화점으로 올테니 편지를 달라는 형식이다.

하여,, 지난날 나미야에게상담을

한 추억을 가진 사람이나 고민있는이들이 편지를 쓰는 것이다.

인생 귀로에서 가보지 못한 길과 간길에 대한 소회같은 것이기도 하다.

 

나미야 잡화점을 현재 시점으로 두고 가게 밖이 

과거가 되기도 하고(과거에서 편지가 옴) 미래(미래의 편지가 오기도 함)가

되기도 하는 상황들이 이어진다.

 복선이 잘 짜여 있어 구성이 탄탄하다.

학생들이 읽기에도 좋다. 우선 쉽다 재밌다.

 

작가의 모토도 책은 재밌어야 한다고

만화보다 재밌게 쓰고 싶다고.. ㅎㅎ

 최근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책이다.

좋은 문장들 정리해 본다.

 

 

"내가 몇 년째 상담 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그래서 상담자 중에는 답장을 받은 뒤에 다시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많아. 답장 내용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기 때문이지." 

 

 

내 답장이 도움이 된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본인들의 마음가짐이 좋았기 때문이야. 스스로 착하게 살자, 열심히 살자, 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아마 내 답장도 아무 소용이 없었겠지.

 

 

"조금전에도 말했잖아, 중요한 건 본인의 마음가짐이야, 내가 보낸 답장이 누군가를 불행하게 만들었을까 봐 마음이 괴로웠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우스운 얘기다. 나처럼 평범한 영감의 답장이 남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힘 땨위, 있을 리 없어. 그건 완전히 기우였어"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아버지의 얼굴은 흐뭇해 보였다.

- 3부 시빅자동차에서 아침까지 중에서

 

 

 

오늘 토론 중에 한 회원이 이 문장을 토대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자기 자신을 성찰할줄 아는 것이 기적 이라는 말을 했다.

위 문장처럼 우린 누구나 답을 가지고 있지만 확인하고 싶을 때가 있다. 

나미야 잡화점의 상담자들도 상담 편지의 답장과 반대로하는 경우도 있다.

결론은 자신이 선택하고 책임지며 주체적으로 살아간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오늘 밤 처음으로 남에게 도움되는 일을 했다는 실감이 들었어.

 나 같은게. 나 같은 바보가."

아쓰야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래서 고민 상담실을 계속하겠다고,? 땡전 한 푼 안 들어오는 일을?"

"돈이 문제가 아니야. 돈 버는 일이 아니니까 오히려 더 좋은 거야. 이익이니 손해니 그런 건 다 빼고 다른 누군가를 위해 진지하게 뭔가를 고민해본 적이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어."

아쓰야는 큰 소리로 혀를 끌끌찼다.

"그렇게 고민 고민해서 답장을 보내주고,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우리가 보낸 답장이 도움이 된 것도 없잖아. 올릴픽 후보라는 여자는 우리가 보낸 답장을 자기 좋을대로 해석했을 뿐이고 생선 가게 뮤지션한테는 결국 아무것도 해주지 못햇어. 애초에 내가 말했잖아 우리 같은 쭉정이 백수들이 다른 사람의 고민을 상담해 준다는 것 자체가 주제넘은 짓이라고."

 

 

우연히 나미야 잡화점에 들른 세명의 좀도둑은

그날 밤만 열리게 된 '나미야 잡화점'상담 재개를 모르고 들어간것이지만

 들어오는 편지를 읽게되고, 읽은 값으로 고민하고 의논해서 답장을 보낸다

잡화점 안에서의 시간은 거의 정지되어 있고

밖에서 들어오는 편지는 과거에서 오는 편지다

처음엔 당황하지만 그래도 답을 찾고자 머리를 싸매는 

모습이 인간에 대한 선의지랄까 그런게 보인다

 

고민있는 사람에게 얘기를 해 준다는 건

자격을 논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어제도 토론에서 자격이 부족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다

물론 자질문제로 넘길수도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 책의 주제는 자신의 삶의 선택의 귀로에서

결국 답은 자신이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참고만 할 뿐..

다들 상담자들은 그렇게 선택한 것에 최선을 다하야 살아간다.

 

 

 

 

 

이 책을 읽다보면

어떤 대상이 중요한게 아니라 결국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내 마음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러니 누군가를 탓하는 대상 이전에 나를 먼저 객관적으로 인식할줄 알아야 함이  

주제로 깔려있다. 

 

 

 

 영화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조명이 환하게 켜진 뒤에도 고스케는 한참이나 멍하니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일어설 힘이 없었다. 납덩이를 삼킨 것처럼 배 속이 묵직했다.

 

 이게 뭔가 기대했던 것과 너무도 다르다. 멤버들끼리 제대로 토론이 이루어지는 일도 없고, 대화는 번번이 어긋난다. 그들의 입에서는 불만과 미움, 그리고 차가운 미소가 흘러나올 뿐이다.

 

 들려오는 말로는 이 영화를 보면 비틀즈가 해체한 이유를 알게 된다고 햇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서도 뭐가 뭔지 알 수 없었다. 왜냐하면 스크린에 등장한 것은 실질적으로 이미 끝나버린 비틀즈였기 때문이다.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는지. 고스케는 그걸 알고 싶었다.

 

 하긴 이별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끊기는 것은 뭔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아니 표면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서로의 마음이 이미 단절된 뒤에 생겨난 것, 나중에 억지로 갖다 붙인 변명 같은 게 아닐까. 마음이 이어져 있다면 인연이 끊길 만한 상황이 되었을 때 누군가는 어떻게든 회복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이미 인연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침몰하는 배를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 네 명의 멤버들은 비틀즈를 구하려 하지 않은 것이다.

 

 

 크게 배신을 당한 느낌이었다. 자신이 무엇보다 소중히 간직해 온 것을 누군가 여지없이 망가뜨린 듯한 기분이었다. 이윽고 고스케는 한가지 결심을 했다.

 

 

- 왜 비틀즈 음반을 모조리 팔아치우려는지 고스케 스스로도 알수 없었다. 이제 자신은 더 이상 비틀즈를 들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하나의 계절이 끝나버린 듯한 기분. 이라고 하면 될까.

 

 

 

 

 

 

고스케의 가족이 야반도주하는 날의 기록이다.

아버지 사업 실패로 야반도주 하기로 되어있던 날

비틀즈의 펜이었던 고스케는 비틀즈 영화를 보러간다.

그리고 그 영상을 통서 그들이 해체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비틀즈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는 상황이다.

 

고스케가 부모님 모습에서 존경은 커녕 실망한 때라서 

비틀즈에 대한 마음 밑바닥엔 부모에 대한 투사가 아닌가 싶다.

.

그리고 그날밤 아버지와 함께 떠나는 길 휴계소에서 고스케는

아버지와 어머니 곁을 떠난다.

혼자서 인생을 개척하게되고 부모님과는 떨어져서 성장하고 어른이 된다.

세월이 흘러 40년이 지났고,  고스케는 혼자서 잘 살아왔다고 생각하던 즈음에

부모님이 자신과 헤어진 그 다음에 바로 동반자살한 것을 알게되고

떠나면서도 자식인 자신을 걱정했음을 알게된다.

결코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 혼자서도 살 수 없는 세상이란걸 뒤늦게 자각하며

부모님의 사랑에 대한 감회에 젖는다,

그리고 비틀즈의 그 영상을 다시 보게된다.

 

 

비디오 영상 속의 비틀즈은 고스케의 기억과는 조금 달랐다. 옛날에 영화관에서 봤을 때는 그들의 마음이 뿔뿔이 흩어져 있고 연주도 서로 어우러지지 않는 것처럼 느꼈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보니 (40년 후 ) 그때와는 전혀 느낌이 달랐다.

 

 그들 맴버는 열정적으로 연주하고 있었다.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설령 해체를 앞두고 있더라도 넷이서 연주할 때만은 예전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걸일까.

 

 화관에서 봤을 때 지독한 연주라고 느꼈던 것은 고스케의 마음 상태가 원인이었는지도 모른다. 인간의 마음이 이어져 있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4부 묵도는 비틀즈로  중에서

 

 

똑같은 영상인데도 40년이 지나고 본 모습은 중학교때

야반도주 하던 날의 봄 모습과는 완전 다른 해석이다.

환경에 따라서 얼마든지 왜곡되게 받아들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역시 주제와 가까운 얘기다.

 

우리가 책을 통해서 얻어야 하는 것이 이런 인식의 전환이다.

경험을 다해야 맛인가

하지 않고도 훌륭한 것이 독서의 힘이 아니던가.

 

 

 

 

 

 

나에게 상담을 하시는 분들은 길 잃은 아이로 비유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지도를 갖고 있는데 그걸 보려고 하지 않거나 혹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의 지도는 백지인 것입니다. 그래서 목적지를 정하려고 해도 길이 어디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일 것입니다. 지도가 백지라면 난감해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누구라도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겠지요.

 

하지만 보는 방식을 달리해봅시다. 백지이기 때문에 어떤 지도라도 그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당신 하기 나름인 것이지요.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가능성은 무한히 펼쳐져 있습니다.

- 5부 하늘위에서 기도를 중에서

 

 

 

역시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얘기다

기적도 결국 자신이 만들어 낸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이야기들이 깔려 있다.

부모의 입장 자식의 입장

연인들의 이야기

자기 삶의 꿈에 관한 이야기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이야기

등등의 많은 이야기들이 표피적으론 왜 그래 할 수 있을지 몰라도

파고 들어가 보면 충분히 그럴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끔 공감을 준다.

 

우리가 어떤 사물 상황 관계에 직면했을때 경계해야 할 것은

한 쪽 극단으로 치닫는 것이리라

독서토론을 해 보면 작가론(작가에게만 치중한 경우) 작품론(작품에만 치중한 경우)까지

다양한 견해들이 나온다

그렇더라도 중요한건 마지막까지 균형감을 놓치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한쪽으로 치우치면 편중되고 편향되어 편견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현실에서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도 그런 인식의 지평 확장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