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or 여행 에세이

추억을 추억하다

구름뜰 2015. 12. 16. 10:06

 

 

 경주에 가면 '추억의 달동네'라는 부제가 붙은 '근대사 박물관'이 있다. 터가 넓지도 않고 야트막한 정말 달동네 같은 곳에 지나온 추억들을 재현해 놓은 곳이다.

 

 

 

 

 

 

 

 원산폭격!이라고 했던가 입구 왼쪽에 군 막사가 있고 맞은편엔 매표소가 있는데 입장료가 어른이 6000원 이었던 것 같다.  추억을 추억할 수 있는 곳, 지금의 아이들에겐 정말 박물관 일 수도 있겠고 우리 세대에겐 박물관의 산증인처럼 공감가능한 추억들을 다양하게 재현해 놓은 곳이다.

 

감상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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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0년대 모습아닐까 싶다. 어릴적 겨울밤 친구 집에서 종종 보던 모습같기도 하다.    

 

 

속 담에 '호강에 겨워 요강에 똥싼다'는 속담이 있는데 그 상황같다. ㅎㅎ 요강은 소변용이지 대변용은 아닌데 요 녀석 얼굴을 보니 아무래도 큰 볼일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추운 겨울밤이면 머리밭에 요강을 들여놓고 지낸 기억이 어렵풋하게 있다. 하지만 그 곳에 대변을 보는 일이란 아무리 추워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마도 부잣집 도련님 정도는 되어야 무엇이든 아랫사람이 받아주던 환경쯤은 되어야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방은 가난한 집을 재현해 놓았는데. 하기사 딸만 서넛 놓다가 막둥이로 태어난 아들일 수도 있겠다. ㅎㅎ

 

 

 

 

이 곳은 부잣집 안방이다.  죽부인이 옆에 있고 허약해 보이는 양반이 누워있고, 건강해 보이는 하녀가 직접 안마를 해주고 있다.

 

 

 

 

 

 

 

 

 

 미팅 장면같기는 한데 ㅎㅎ 여고시절 교복입고 빵집엘 간 적이 딱 한번 있다. 무더기로 시커먼 남고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와 있었고 우리도 너댓명이 갔던 것 같다. 그게 미팅이란 거고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지만 그 서먹하고 어색했던 느낌이란 .....  

 

 

 

 

 우리 고향마을에 가끔 오던 엿장수다. 고물을 좋아하시고 뭐든 엿으로 바꿔주시던 기억. 돈이 귀한 시절 아무도 돈을 주고 엿을 사먹진 않았던 것 같다.

 

 

 

 

 어쩔거나 쇠붙이를 가장 좋아하시는 엿장수 아저씨 무쇠솥을 끌고온 녀석이 있다. 요즘 같았으면 받아갈려나 아마도 이 녀석은 엿장수에게 혼나고 집으고 가져다 놓지 않았을까.

 

 

 

 

 

 

 

 

 

 

 

 

 

 

 

 

 

헌책방도 있고 만화방도 있었다.

 

 

 

 

계랑 단위들이 다양하다.

 

 

 

ㅎㅎ 중학생 된 것을 축하한다는 목욕탕 주인의 문구가 재밌다. 차이가 너무 많이 나니 녀석들 400원이 아까웠을 수도 있을 것이다.

 

 

 

 

 

 '완장'이라는 윤흥길의 작품이 생각나는 사진이다. 2016년 수능문제에도 여축없이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완장, 권력의 속성을 풍자한 소설로 인간의 권력에 대한 속성을 잘 드러낸 매우 인상적인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고향 친구의 고모도 이렇게 집에서 잔치를 하고 시집가는 걸 초등학교 때 직접 구경한 적이 있다. 대소사가 있으면 집성촌이기도 했지만 품앗이처럼 모두들 와서 도와 주고 온 동네가 그 집일로 분주한 며칠을 보내던 모습이었다. 

 

 

 

 

 

 

 

 

 

 고무줄 놀이는 초등학교 시절 단연 공기놀이와 함께 으뜸인 놀이였다. 이걸 보는 순간 그 시절로 금방 뛰어드는 듯했다.

 

 지금의 몸에 비하면 그 시절에 감히 날았다고 할 만큼 몸이 가벼웠다. 봄이면 산으로 들로 쫒아다녔던 일. 정말이지 논두렁 밭두렁을 훨훨 날아다녔던 것 같다. 아마도 어른들이 지나온 날을 과장하는 건 지금이 그때보다 너무 달라진 상황이란 걸 은연 중 느끼기 때문 아닐까. 그러니 거짓말이라기 보다는 그 만큼 나이들었다는 얘기의 다름아닐지도 모르겠다. 나도 이미 그런 축에 든 것 같다. ㅎㅎ

 

 

 

 

 

 

 

 

 

 

 

 

 추억을 추억한 이들이 남기고 간 메모지가 1학년 3반 교실앞에 수두룩하다.

 

 

 

 

 

 

 주상절리를 비롯 경주 일원을 둘러보는 여정이었다. 추억으로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우리 부모세대가 본다면 어떨까 우리세대가 지나고 나면 정말 박물관으로 남을 것 같은 공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