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에 혼자 피어 있던 개살구꽃이 그새 지고 없다
갓 나온 잎새가
꽃의 얼굴을 대신해 나를 맞는다
계시냐?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해
돌아서야 했던 저녁과
찾아왔으나
만나지 못하고 끝내 돌아가야 했던
저녁
우린 모두
아주 깨끗하고 순수했던 시절이 있었지
꽃이 가고 없어 대신
어린잎들에게 안부를 전한다
-고영민
산길에 혼자 피어 있던 개살구꽃이 그새 지고 없다
갓 나온 잎새가
꽃의 얼굴을 대신해 나를 맞는다
계시냐?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해
돌아서야 했던 저녁과
찾아왔으나
만나지 못하고 끝내 돌아가야 했던
저녁
우린 모두
아주 깨끗하고 순수했던 시절이 있었지
꽃이 가고 없어 대신
어린잎들에게 안부를 전한다
-고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