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걸 그냥 접시에 받으면 '눈꽃홍시빙수'가 되겠다.
아침부터 뿌윰했다
올것 같은 예감
사람키만한 감나무에 까치밥이라기보다는 두고 보기 좋아 남겨둔 감 두개 홍등이 되었다.
기다리는 마음만 급해서
홍등이 대잦부터 붉게 빛났다.
눈은 오고 어디로든 가고 싶고
그칠것 같지만 그치지 않으니
이대로 집에 있는다는 건
눈에 대한 예의가 아니리라.
눈오는 저녁 숲가에 서서 /로버트 프로스트
이 숲이 누구 숲인지 알 것도 같다
허나 그의 집은 마을에 있으니
내가 자기 숲에 눈 쌓이는 걸 보려고
여기 서 있음을 알지 못하리.
말은 방울을 흔들어 댄다
뭐가 잘못됐느냐고 묻기라도 하듯.
다른 소리라곤 스치고 지나는
바람소리와 솜털 같은 눈송이뿐.
숲은 아름답고, 어둡고, 깊다.
하지만 난 지켜야 할 약속이 있고
잡들기 전에 갈 길이 멀다.
잠들기 전에 갈 길이 멀다.
,
프로스트의 '눈오는 저녁 숲가에 서서'라는 시가 잘 어울리는 시간.
'눈은 푹푹나리고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라던 백석의 시도 생각나는 시간.
술한잔을 두고 사내혼자 앉아있다면 백석같은 시간을 보낼것이고
연인끼리였다면 이불처럼 덮어주는 시간을 보냈을 것 같은
첫눈은 언제나 설렌다.
첫눈속에 서 있는 일이란..
갈 길을 잠시 잃어버리는 시간이 된다.
로버트 프로스트도 아마도 첫눈이 오는 숲가에서 이런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말이 방울을 울리며 뭐가 잘못되었냐고 궁금해해도
눈오는 저녁 숲가에 서서 눈이 내리는 걸 보는 일리란......
2018.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