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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문틈에 배달되는 조간신문이 날마다 시 한 편을 달고 온다 주석이 달린 처음 만나는 아침의 언어 나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왜 시 한 편을 건질 수 없었는지 언어의 사유에 감동하고 나와 아무 관계없는 사람을 스쳐 지나듯 증권소식과 지구 반대편 전쟁소식들을 뒤판으로 넘기며 아침이 바삐 지나간다 전쟁과 평화 그 사이에 시가 있다 날마다 시 한 편을 달고 오는 사이 전쟁으로 몇몇은 죽고 누군가는 시 한 편을 쓰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무 일도 없는 듯 - 강동수 (시와 소금, 2018) ** 이웃 나라를 다녀온 아침 운동 갈 시간인데 갈 마음이 없다 여행 중 내 안에서 일어난 생경한 날것들이 여운으로 남았다. 몸과 마음을 재정비할 과제가 남은 것 같다 나를 굴복시키지 못한 역경은 나를 성숙하게 ..

시와 수필 2023.03.06

달콤쌉쌀' 초콜릿 관에 잠든 美 할머니…초코알마다 이름도 새겨

생전 M&Ms 초콜릿 좋아해 관 제작 후 수년간 준비 평소 좋아했던 초콜릿 엠앤엠즈(M&Ms) 캐릭터 모양으로 자체 제작된 관에 영면한 한 미국 할머니의 사연이 전해져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영국 데일리메일과 현지 매체 등을 종합하면 지난 18일 미국에 사는 라운드트리 스콧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세상을 떠난 할머니 메리 이스터 스톡스 마틴 게일리의 이색 장례식 장면을 공개했다. 30년간 언어과목 교사로 근무했던 메리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 초콜릿 엠앤엠즈(M&M’s)를 무척 좋아해, 생전 학생들로부터 이를 이름 메리와 관련지어 'M&M'이란 별명으로 불렸다. 메리의 교실 역시 평소 학생들에게 선물 받은 수많은 엠앤엠즈 관련 상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파란색 엠앤엠즈 캐..

좋은 기사 2023.02.28

체호프 단편선 / 내기

오늘 문득 체호프 단편 '내기'가 생각났다. 12년 전에 읽고 서재에 꽂아둔 이 책이 왜 보고 싶어 졌는지는 모르겠다. 니체를 보다가 생각하다가..... 읽어 본 단편 중 임팩이 가장 컸던 책.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기에 좋은 책,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체호프 단편선에는 열 편이 실려 있다 '내기'는 그중 여덟 번째 이야기다. 도입부 시점은 늙은 은행가가 십오 년 전 그날을 회상하며 들어간다. 십오 년 전 그는 젊었고 부자였다. 자신이 주재한 파티장에서 흥미로운 주제가 오갔다. 사형과 종신형에 관한 열띤 토론이었는데 은행가는 당당하게 자신의 주관을 밝혔다. "사형이 종신형보다 더 윤리적이고 인간적이라고 봅니다. 사형은 단번에 죽이지만 종신형은 천천히 죽이는 거죠" 파티장소에 있던 스물다섯 살 젊은 변호..

책향기 2023.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