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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기 2 ㅡ곶자왈 도립공원

곶자왈은 제주에 화산지형을 일컫는 '곶'(숲)과 '자왈'(가시덤불)의 합성어라고 한다. '제주어 사전'에는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헝클어져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으로 정의되어 있다고. 수백 년 동안 자연상태에서 살아남은 것들, 그 숲에 인공의 길이 더해져 우리가 들어가 볼 수 있게 된 셈이니 귀한 길이 아닐 수 없다. 제주 도착 첫날! 걷기로 작정한 여행이었기에 어릴 적 고향동산으로 달려가듯 곶자왈의 품으로 기꺼이 들었다. 월요일이라 사람 소리 보다 새소리가 동행하는 길이었다. 자연림이고 용암숲이며 휴대전화가 안될 수도 있고 화장실도 없다는 안내판이 있다. 다만 걷기에 좋은 길! 길엔 원시 그대로의 덤불이 뒤엉켜 있었다. 길 아닌 곳으로는 한 발자국도 허락할 수 없단 듯 현무암도 그위로 자생하는..

제주 여행기 1ㅡ 왈종 미술관

제주 여행 중 둘째 날은 미술관 투어였다 화가가 해방둥이고 생존해 계시는 왈종 미술관은 서귀포 동선에서 우연히 방문하게 된 득템 미술관이다. 동상이 미술관을 등지고 있다 전라인지 돌아가 보고 싶도록 확인하게 만드는 상!이다 화단에는 군데군데 색감 있는 조형물들이 현무암 울타리와 잘 어우러져 있다. 아이들에게 그림 그리라고 하면 빈 공간 없이 그려 넣는 걸 볼 수 있는데 천진무구해 보이는 작품들 인상적이다 배는 날아다니고 화단 어딘가에는 꽃 아래 집이 거꾸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숨은 그림 찾기처럼 규정짓고 규범적이라 여기던 것들에 파격이다. 공간감을 이렇게 배치하는 건 언어를 조탁하여 시를 만들듯, 그림으로 세상을 환기시키는 즐거움이 있다. 보편성을 넘어선 사유세계라야 가능하지 않을까. '왈종 서귀포'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