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먹여 살린 흔적'이라던 어느 시인의 시를 알고부터 낙엽을 볼 때면 그 여백이 눈에 먼저 든다 예쁘고 봐야 한다는 인물론은 이 시에 비하면 얼마나 껄끄러운가 그럼에도 예쁘고 싶은 쪽에 서는 게 인간일 게다 양가적 감정에서 한쪽에 서게 될 때 그 반대편 자리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면 어느 쪽이든 논쟁할 일은 줄어들겠다 몰입은 나를 잠시 떠나는 시간 나 아닌 것 같지만 내가 나 이외의 것에 연결되어 있는 걸 확인하는 순간이다 초월적 기쁨은 그래서 몰입과 닮았다 자신을 내어준 자리 가장 나다운 모습은 어쩌면 나 아닌 것들로 이루어져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