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에 첫눈이 왔나 보다 하늘에서 온 건지 구름에서 온 건지 여하튼 온 거다 어젯밤 눈이 올 때 보내온 사진과 이 아침풍경이 예술이다. 이불홑청은 그대로이고 아침은 이렇게 풍요롭다. 풀 먹인 홑청인지 그대로 둔 마음도 여유겠다. 이런 날 먼 데서 사람이 온다면 문득 정현종의 '방문객'이란 시가 생각난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눈이 올 때도 되었고 고향 마을 어제와 다른 풍경이리라. 어릴 적 긴긴 겨울밤, 동무집에 모여 놀다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