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열일 제쳐두고 어제 사다 놓은 알타리 무 손질,
오랫만에 총각 김치를 담궜다.
10월, 총각무가 가장 맛있을 때다.
지금부터 김장전까지 나오는 것들이 제철인 셈이다.
금방담아서 풋풋할 때보다 익어야 더 맛있다.웬만큼 담궈도
입에 맞아서 먹기 시작하면 딴 반찬 제쳐두고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때문에
헤픈음식이기도 하다. 깔끔하고 시원한 맛도 물리지 않은.. .
굵은 소금에 1시간 가량이면 충분하다. 소금양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빨라도 좋다..
손으로 만져보아 뻣뻣한 무가 노곤해지며 쉬고 싶어할때 ㅎㅎ
맑은 물에 깨끗이 씻어 건져둔다.
그리고 양념 준비해도 늦지 않다.
양념은 홍고추와 양파( 갈아서 쓴다) 찹쌀풀, 멸치액젓, 대파, 마늘, 생강,
꿀 한스푼,(설탕대신 넣으면 훨씬 감칠맛 난다)
음.. 그리고 뭐 넣었더라.. 깨소금은 나중에 넣구요..
하얀 속살같은 무색과 무청 그리고 이보다 더 붉을 수 없는 태양초의 빛깔!
예술이다. 고춧가루 양념이 하트모양인건 정성을 들였다는 뜻이다.ㅎㅎ
먹고 싶은 음식 만들다 보니 혼자 신났다.
친구가 그랬다. 혼자서도 너무 잘노는거 보면 신기하다고..
내안에 누가 있어 혼자일땐 함께 놀아주는 지도 모르겠다.ㅎㅎ
엄마의 사랑이 그대로 담겨 있는 고춧가루다.
올해도 지붕에서 바짝 말려서 1년치 우리식구 먹을 것을 주셨다.
나는 그것을 깨끗이 꼭지따고 닦아서 방앗간으로 가져 가느라고 한나절을 꼬박 씨름했다.
먹기 직전, 방앗간 가기 전단계도 이렇게 힘든데
따고, 말리고, 하늘만 보며 뒤집어 주고, 며칠을 기다렸을 그 정성을 생각하면
유구무언 그저 감사할 뿐이다.
`맛나겠죠?~~~매우 맛있게 잘 담궈졌답니다.
아침을 안 먹어서 혼자서 밥 한그릇 뚝딱하고 올려 봅니다.
제철인 총각김치 한번 담궈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