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행복

씀바귀 마늘순 무침

구름뜰 2010. 1. 17. 11:58

 

입맛에도 절기가 있는것 같다!

이맘때면 김장김치가 잘 익었더라도 그것만 공략하다보면 뭔가 풋풋한것을 기대하게 된다.

생리적이다 싶게 생각나는 것들이 있는걸 보면,,

일일이 가늠하지 않아 그렇지 입맛에도 절기가 있지 않을까... ㅎㅎ.

 

마트에 가도 그리 뾰족한 식재료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이맘때 입맛 돋우기에 좋은 찬은 아마도 씁바귀나물이 아닐까. 

 

쓴 맛을 어릴적엔 좋아하지 않았다.

내 고향에서는 쓴것들(고들빼기나 씀바귀등)의 쓴맛을 그대로 즐기기 보담

소금물에 삭혀 우려낸 뒤에야 무침이든 김치든 담았다..

그래서 그 찬들의 맛은 쓴맛이 약간 남은 듯 만듯 한 그런 맛이었다. 조금더 쓰도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 

 

 

풋풋한 마늘순은 정말 싱그런 식재료다. 살짝 볶아 먹어도 맛있다.

알뿌리(마늘)로 내려갈 영양소를 이맘때면 고스란히 간직하지 않았을까.

 

마늘순과 씀바귀잔뿌리를 함께 무쳐 보았다.

마늘순은 인삼잔뿌리와 함께 무쳐 먹어도 좋다.

 

 

색도 곱고 맛도 그만이다.

쌉싸레한 쓴맛을 제대로 즐길려면  일단은 양념을 약간 달싹하게 하여

혀끝에 단맛이 먼저 와닿게 해야 식감이 좋다.

씹을수록 우러나는 쓴맛은 단맛을 먼저 접한뒤라 입맛 돋운다는 느낌이 제대로 난다.

 

`초간단 레시피 올려 봅니다. 

명심할 것은 양념장 달달하다 싶게...

깨끗히 씻은 씀바귀뿌리와 마늘순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물기 쪼옥 빼줄것...

고추장 고춧가루 2:1 정도, 물엿(꿀로 대체하면 더 좋겠죠) 매실즙, 간장, 깨소금 식초약간..

마늘순의 맛이 향이 강해 다진마늘은 필요 없답니다.

 

입맛이 없으시다구요.. 그렇다면 오늘 단맛보다 더 매력적인 쓴맛 한 번 느껴보시길.. 

 

* 쓴것이 몸에 좋다는 말 있지요.. 이 나물을 보면 항상 시어머님 생각이 납니다.

자식위해  쓴것만 먹고 힘든일 마다 않고 하다보니 고생을 낙삼아 살아오신 세월을 보면서

그럴리야 없겠지만, 쓴것도 단맛인줄로 알고 살아가시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 들게 하시는 어머님.. 

지금은 병상에 계시지만.. . .

씀바귀쓴맛은 어머님 덕분에 먹게되고 알게된 맛이라 이 찬만 보면 자동모드로 생각납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부모)들이 자식때문에 맛 봤을 쓴맛을 생각하면

나는 아직 이맛을 제대로 알려면 멀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머님처럼 나이들면 내 자식들 눈에 나는 어떤 맛으로 보일런지..

아무리 용써도 내 어머님의 쓴맛은 흉내도 못내겠지만

그래도 녀석들이 그런맛을 엄마도 맛보았을거라고 짐작이라도 해주는 날이 올려나.. ㅎㅎ

생각에서도 생색 내고 싶어하는 나를 보니,ㅎㅎ 역시나 아직 먹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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