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행복

다슬기국

구름뜰 2010. 2. 18. 09:43

 

 

간에 좋은 다슬기국이다.

물이 찬 이런 계절에 북한산 다슬기를 준비할 수 있으니 참 좋은 세월을 살고 있다.

북한 어느 골짜기에 살던 것들인지는 모르지만 고마운 일이다.

 

 

이렇게  손질이 다 되어서 파니까 부재료들만 준비하면 된다.

청방배추와 부추는 꼭 필요한 부재료들이다.

 

 

  

 

청방배추를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된장 약간, 고춧가루, 들깨가루,,마늘다진것을 넣고

조물 조물 나물무치듯이 무쳐놓는다. 된장을 조금만 넣는다.

많이 넣으면 다슬기 향이나 국물맛이 감해진다.

 

 

다슬기 육수를 먼저 끓이다가 나물 무친것을 넣고 한 소끔 더 끓인다.

충분히 끓은다음에 나머지 준비해 놓은 청양고추와 부추 대파를 넣어서 한 소끔 더 끓인다.

끓일수록 맛이 진해진다는 느낌이 드는 국이다.

 

 

간에 좋은 것들을  마시는 음료에서 부터 음식에까지 자주 준비하게 된다.

술때문이기도 하고, 한살 더 먹었다고 그런지 예전같지 않다는 말이 귀에 걸려서 이기도 하다.   

한그릇 거뜬히 비우고 출근하는 길..

 

 

"누구는 엘리베이터 까지 배웅을 한다는데.. "

오늘 아침 출근길에 구두를 신으며 등뒤에선 나 들으라는 듯 혼잣말인 듯 하는 남편,

출근하고 나면 현관 중문 닫을 준비만 하고 있던 나는 얼떨결에 얼른 신발신고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하는 상황을 연출!하고야 말았다. 순간번뜩 생각난 친구 때문이었다.

 

내 좋은 친구는 무뚝뚝한 편이어서 당근 나와 비슷한과 라고만 생각했었다.

한데 얼마 전에야  알았다. 그녀가 얼마나 애교쟁이 인지를,, ..

그녀는 남편의 출근길이면 엘리베이터 앞에까지 따라나가서는,

 "자기야 오늘 나랑 같이 놀아주면 안돼"라며 콧소리를 내고 팔짱을 끼며 보내주기 싫은듯,

애교를 부린다고 했다. 

그녀의 탁월한 내조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녀의 남편이 그런 친구를 볼때마다

참 행복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나는 그동안 뭐했나.'라는 생각도 했었다. ㅎㅎ

 

그녀왈, 엘리베이터 문이 닫기고 나면 룰루랄라 완벽한 자신의 시간을 누린다고 했다. 

적잖은 쇼맨십이 부부간에도 필요한 것이라는 그녀의 지론,

나는 생각도 못했으니 참 어리숙한 아내였던 셈이다.

 

그녀의 그런 모습은 내 마누라는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줄로 생각들게 해

그녀가 무엇을 하려하면, '혼자서 할 수 있으면 얼마든지 해봐' 라는 여유로

어떤 일에서건 응원해주는 편이라고 하니 놀라운 전술임에는 분명하다. 

부부간에도 전술이라는 단어가 맞는지는 모르지만, 좋은 영향을 주는것이라면 고무적인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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