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네 집'의 작가 김용택시인 초청강연이 14일 오후 4시 구미여고 도서관에서 있었다. 이번 강연은 구미여고의 '명사초청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2 학년중 원하는 학생들만 130명 정도 참석했다.
강의에 앞서 사인회가 열렸다. 학생들이 미리 시집을 준비해서 선생님을 기다린 상황이라 다들 한 권씩 책을 들고 도서관으로 모였다. 시인은 어느대학 무슨과에 갈 것이냐며 빠짐없이 물었고, 연대, 고대, 외대, 등 장장한 학생들의 답변에 장하다, 잘 해 봐라 등, 사인을 하는 바쁜 시간을 이용 직감적이고 선험적인 메세지를 아이들에게 던져주셨다.
시인의 강의는 목표와 꿈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가고 싶은 대학과 학과는 폭표는 되대 꿈이 되어선 안된다, 꿈은 선생님이나 의사가 아니라, 훌륭한 선생님 훌륭한 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하셨다. 앞으로의 세상은 하나만 잘해서는 안되며 감성을 길러야 한다. 예술적 상상력과 현실이 하나되어 예술과 기술이 결합하고, 공학과 인문학을 한덩어리로 통합할 줄 알아야 하는 세상이 왔다고 했다.
이어 꼭 당부하고 싶은 네가지 메세지는 첫째 공부하라. 둘째 예술적 감성을 지녀라. 셋째 환경을 생각하라. 마지막으로 인간, 지식기반이 된 인격은 갖춘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격이 갖추어졌을때 인간의 감성은 자유로울 수 있으며 그것이 창조력을 발휘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살아왔던 세상, 살고 있는 세상 앞으로 살아갈 세계를 창조하라, 어른들과는 다른 세계를, 엄마 아빠가 좋아하는 일 하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라, 찾아라, 찾는순간 열심히 하게되고 잘하게 되면 즐긴다. 그러다보면 사회에서 내가 설수 있는 일자리 있고 그 일이 곧 내 행복이 된다는 요지였다.
강의가 끝나고 질문시간, 2학년 어느 학생이 "선생님 시가 시험에 나오면 선생님도 못 맞힌다고 하셨는데 그런 생각을 안했는데 그런 문제나오는거 맞지요?" 라는 물음에 "맞아요 내가 안한 생각도 했다고 시험에 나와요."라고 해서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다.
서정주 시인도 자신이 쓴 시를 시험 보았을 때 53점인가 받았다는 일화가 있다. 시험은 어렵다. 그만큼 오늘날 아이들이 하는 공부는 기계적이라는 얘기다. 시인은 공부하는 기계는 되지 말고 지식으로 인격 갖춘, 감성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하셨다.
강의중 가장 인상깊었던 대목을 묻자 2학년 5반 조수빈 학생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라" 는 것이라고 했다. 학생회장인 같은반 최혜운 학생은 "환경에 대한 변화 사람에 대한 변화 등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가능성이 있다는 메세지가 좋았으며 결코 공부만하는 로봇이 되고 싶진 않다"고 했다.
이번에 시인이 구미여고에 오게 된 것은 구미여고 한문담당(장성구)선생님이 시인의 책 '그 여자네 집'을 읽게되면서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 달 전 섭외하여 만들어진 자리라고 한다. 구미여고의 명사초청프로그램은 인문학뿐 아니라 이공계, 진로, 적성 등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을 초청하여 학생들과의 만남의 장을 거의 매월 한번씩 만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중간, 기말고사가 끝나면 학생들을 데리고 대학을 탐방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꽃봉오리들에게 꿈의 현장을 경험케 하니, 아이들에게 얼마나 좋은 기회가 될지는 말이 필요없을 것같다. 명사와의 대면은 또 어떨까. 도서관을 가득 매운 학생들의 열기와 마주 앉아 담소 나누듯 시종일관 유쾌하게 감성을 자극했던 시인의 강의는 기자에게도 매우 감동적이었다. 아마도 구미여고 학생들에게도 영영 잊지 못할 아름다운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충분히.
글 , 사진 이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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