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3차원에 있다
양자들은 인간의 에너지에 반응한다
양자물리학자들은 우주가 양자들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양자들은 언제든지 물질로 전환될 준비를 갖추고 있는데 놀랍게도 인간의 생각 에너지에 반응한다.
만일 당신이 무엇인가를 생생하게 꿈꾸면 그 에너지가 양자들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양자들은 서서히 당신이 꿈꾸는 물질의 형태로 전환된다
만일 당신이 끝까지 생생하게 꿈꾸면 양자들은 물질로 완벽하게 전환되서 당신 앞에 나타난다.
이게 우주의 법칙이다.
그러니 지금부터 생생하게 꿈꾸어라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여기까지가 양자론으로 성공을 설명하는 서구의 자기 계발 작가들이 주장하는 핵심 골자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부정할 생각이 전혀 없다. 사실이기 때문이다.
양자들은 지구의 모든 장소와 우주의 모든 장소에 구름처럼 펴져 있다. 지금 당장 허공을 십 초만 쳐다보라, 십 초rk 지났는가? 두 눈을 크게 뜨고 관찰해보라. 뭔가 변화가 있는가? 애써 관찰할 필요는 없다.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것처럼 아무런 변화도 없으니까.
그러나 방금 당신이 눈이 아니라 전자현미경으로 허공을 보았다면 굉장히 놀라운 현상과 마주쳤을 것이다. 허공 속에 구름처럼 퍼져있던 양자들이 당신의 에너지에 반응해서, 당신의 시선이 머물렀던 그 지점으로 미친 듯이 모여드는 현상을 보았을 테니 말이다.
좀 충격적으로 혹은 좀 징그럽게 들릴지도 모를, 양자물리학자들이 실험으로 입증한 사실 두 가지를 밝히겠다.
첫째. 양자들은 자신이 인간에게 관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둘째. 양자들은 인간에게 관찰당한다고 느끼는 순간 파동에서 입자로 변한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 양자의 세계에서는 인간이 보는 순간 물질이 생겨난다는 의미다. 양자들은 평소에는 에너지. 즉 파동으로 존재하고 있다가 인간에게 관찰당하는 순간 물질인 입자로 바뀐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우주에 가득 찬 에너지를 물질로 변화시키는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의 마음이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이것을 하나님의 창조 원리와 혼동해서는 안된다. 인간의 마음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에너지. 즉 양자에 영향을 미쳐서 물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4차원 세계에서, 생각은 언제나 현실이 된다.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이는 양자론이 발견한 진실이다. 어디 옳은지 그른지 한번 시험해보다.
지금부터 1분간 스머프가 된 당신을 생각해보라. 아주 강렬하게 생각한 뒤 이제 거울을 바라보라. 당연하게도 거울 속에 스머프는 없을 것이다. 당신의 피부는 여전히 살색일 것이고, 키 역시 1센티미터도 줄어 있지 않을 것이다. 물론 가가멜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설령 당신이 스머프가 된 당신의 모습을 천 년 동안 열렬하게 꿈꾼다고 해도 당신이 스머프가 되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그렇다면 양자론이 틀렸다는 말인가? 아니다. 양자론이 옳다. 당신이 상상했던 그 순간 당신은 스머프가 되었으니까. 다름 아닌 당신의 뇌 속에서 말이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양자론은 눈에 보이지 않은 세계를 다룬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 즉 당신의 뇌가 만들어내는 가상의 세계에서 당신의 상상은 즉시 현실이 된다.
한편 당신은 현실 세계에서도 얼마든지 스머프가 괼 수 있다. 당신 앞에 컴퓨터가 있는가 그렇다면 인터넷으로 스머프 사진을 찾아라. 스머프 사진에 당신의 얼굴 사진을 합성하라. 아주 간단한 손동작만으로도 당신은 순식간에 스머프가 되었다. 당신의 상상이 현실이 된 것이다. 진짜로 당신의 몸이 스머프처럼 변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당신은 컴퓨터 안에서 스머프가 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은 양자의 세계에서 언제나 옳다.
둘째. 양자의 세계에서 이루어진 것을 현실 세계에서 이루려면 인간의 동작이 필요하다.
잘 이해되지 않는가? 10년 안에 10억 원을 버는 것을 생각해보라. 머릿속으로 떠올려보라.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년 뒤인 어느날, 당신은 10억 원이 든 통장의 잔액을 바라보면서 흐뭇해하고 있다. 떠올렸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실제로 10억 원을 벌었다. 단 당신의 상상 세계인 양자 세계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양자 세계에서 번 10억 원을 현실 세계에서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0억 원을 벌 수 있는 동작이나 행동을 해야 한다. 스머프 사진에 당신의 얼굴을 합성하듯이 말이다. 그러면 현실 세계에서도 10년 안에 10억 원을 벌 수 있다. 이게 양자론의 진실이다.
신사상 운동을 추종하는 서구의 자기 계발 작가들은 이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양자론을 공부해본 적이 없으니 그렇다. 그들은 4차원 세계의 법칙이 3차원 세계에서도 그대로 통용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들이 마음의 에너지를 활용하면 우주에 가득 찬 양자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실제로 10억 원이 생기니, 마음의 힘으로 10억 원을 끌어당기라느니 하는 따위의 엉뚱한 말을 하는 배경이 여기에 잇다.
양자 물리학을 전공한 일부 과학자들도 우주의 도움을 운운하면서 돈을 끌어당기라고 한다. 나는 이 사람들이 왜 이런 소리를 하는지 알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과 만난 적도 없고 이야기해본 적도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기 계발 세미나에가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미국은 대형 자기 계발 세미나가 자주 열린다. 한국의 정상급 가수가 여는 콘서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세미나는 많다. 이런 자기 계발 세미나에 게스트로 참여하면 큰돈을 만질 수도 있다.
정통 양자물리학계와 최신 물리학계의 거장들은 자기 계발 서적이나 자기 계발 세미나에 등장하는 양자물리학자들이 하는 소리를 전혀 하지 않는다. 또 자기 계발 세미나에 나가서 양자론으로 돈 버는 방법,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방법 등을 강의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양자론은 과학이지 자기 계발이나 미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 말이 의심스럽다면 대형서점에 가서 양자론 관련 서적을 몇 권 읽어보기 바란다. 자기 계발 코너가 아니라 과학 코너에 가서 말이다. 특해 대학교 교재를 참고하면 더욱 좋다. 자기 계발 코너가 아니라 과학 코너에 가서 말이다. 특히 대학교 교재를 참고하면 더욱 좋다.
저명한 양자물리학자들이 때때로 양자론과 인간 의식의 관계에 대해서 나름 깊이 있는 통찰을 내놓고는 한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다. 돈 문제나 인간관계 같은 3차원적인 세계로 나아가지 않는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양자론은 1,000만분의 1밀리미터 이하의 세계를 다루기 때문이다.
밤새 눈이 내렸고,
평소에 잘 안보이던 부분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때다
.
무심히 찾아든 책에서 우주에 관한 문장을 만났다.
현실은 3차원이고 소립자의 우주는 4차원이란 얘기
우주에 대한 이해가 분명해진다.
나와 우주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가진 적이 몇번 있었다
그게 3차원 양자물리학 덕분이라는것,
그리고 근본적으로 우주와 같다는 것은
4차원인 미립자의 세상에서만 가능하다는 명쾌한 문장이 맘에 든다.
그러나 현실은 3차원이다
양자론을 들먹이는 신사상 운동 추종자들이 즐겨 쓰는 말이 또 있다. '우주의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주의 모든 만물은 하나다. 따라서 당신이 어떻게 마은 에너지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을 가질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분들이 굉장히 크게 착각하고 있는데. 양자론에서 말하는 '우주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라든가 '본질적으로 인간은 우주와 하나다' 같은 말은 소립자 세계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이책을 읽는 당신을 계속 분해해나가면 궁극적으로는 소립자들만 남는다. 우주 역시 마찬가지다. 근원을 파고들어가면 오직 소립자들만 남는다. 그런데 인간을 구성하는 소립자나 우주를 구성하는 소립자나 동일하다. 즉 인간과 우주는 서로 같은 물질의 최소 단위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우주와 인간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하나인 것이다. 3차원 적으로 하나가 아니라 소립자 세계에서 하나라는 의미다.
3차원적으로 볼 때 우주와 인간이 하나라면 우주로 나갈 때 굳이 우주복을 입을 필요가 있겠는가? 서로 하나인데 말이다. 그런데 우주복을 입고 나가지 않으면 인간은 죽게 된다. 소립자 세계의 진실이 어떻든 3차원 세계에서 인간과 우주는 분리되어 있다는 명확한 증거다.
어쨌든 이 사실을 모르고 우주와 나는 하나니까 우주의 힘을 사용해서 10억 원을 끌어당기겠다느니 어쩌니 하는 사람은 10억 원을 벌기는커녕 사람들에게 이상한 취급만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우주의 에너지니 양자니 하는 말 따위는 개의 골격 정도로 취급받고, 돈 벌러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번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실은 양자의 세계가 아닌 3차원 세계이기 때문이다. 4차원 세계의 법칙 같은 것은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덧없는 인생, 마치고 나면 영원히 4차원 이상의 세계에서 살게 될 테니 말이다. 지구에 있는 동안에는 지구의 법칙을 따르면 된다.
그렇다면 당신은 왜 [꿈꾸는 다락방]에서 서구의 자기 계발 작가들과 똑같은 말을 했느냐, 라고 물으실 분을 위해 말씀드리면 꿈을 이루는 데 있어서 행동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이미 2004년 '18시간 몰입의 법칙'이라는 책에서 원 없이 말한 바 있다.
또 내가 내 임의대로 한계를 그었을 뿐이지, 본질적인 측면에서 말하면 3차원 세계에도 양자론이 그대로 적용된다. 즉 본질적으로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이 3차원 세계에서도 진실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들어가면 밑도 끝도 없다. 지구도, 인간도, 물질도 사라지고 오직 소립자만 남는다. 이는 마치 부모님을 소립자 덩어리로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이쯤에서 그만두자.
-꿈꾸는 다락방 / 이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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