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도 꽃 누가 알고 있었을까 불안이 꽃을 피운다는 걸 처음으로 붉은 피 가랑이에 흐를 때 조마조마 자리마다 꽃이 피었던 걸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고 또 몸이 마르고 밤마다 어둠을 고쳐 보는 동안 불안은 피고 있었네 불안은 불안을 이해했을까 그 속에 오래 있으면 때때로 고요에 닿는다는 걸.. 시와 수필 2015.07.04
나를 흔든 시 한 줄 도종환 국회의원 시인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 정호승(1950~ ) ‘내가 사랑하는 사람’ 중에서 그늘을 모르는 자여 인생을 알 수 없으리 돌아보면 상처투성이의, 그늘이 많은 인생이었다. 어려선 지독하게 가난했고, .. 시와 수필 2015.07.01
봄날의 아이러니/장하빈 룰루랄라~ 룰루랄라~ 꽃비 나리는 4월 어느 목요일 느티나무 시녀들* 만나러 구미도서관 간다 상미 씨는 지지난 달 인천으로 이사 가고 경애 씨는 올 초 구한 직장에 꼼짝없이 매여 있고 영이 씨는 보름 전 '굴마을 낙지촌' 문을 열고 영숙 씨는 시가 시들해졌는지 못 온다고 카톡 오고 미.. 시와 수필 2015.05.22
서성이는 것들 대구 잡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낡은 담장에 붙은 풀들이 무성한 것을 보았다 마루 끝을 서성이던 여인이 방에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마루에 남겨진 그림자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대구잡이를 나갔다가 영영 돌아오고 싶지 않아졌다 마루에 남겨진 여인의 그림자도 방으로 .. 시와 수필 2015.05.11
너무 늦기 전에 그 남자는 부자가 되어야 행복할 것이다. 그러기 전까지는 그는 형편없는 인간에 불과하다 그가 편협한 생각을 갖고 있는 건지는 모르지만 그는 남에게 친절 따위를 베풀 시간이 없다. 그 여자는 뚱뚱하다 그래서 아무도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 자신이 왜 이런 불행을 타고 났는지 그녀.. 시와 수필 2015.04.22
소스라치다 뱀을 볼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란다고 말하는 사람들 사람들을 볼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랐을 뱀, 바위, 나무, 하늘 지상 모든 생명들 무 생명들 -함민복 시와 수필 2015.04.09
오늘의 결심 라일락이나 은행나무보다 높은 곳에 살지 않겠다 초저녁 별빛보다 많은 등을 켜지 않겠다 여행용 트렁크는 나의 서재 지구 끝까지 들고 가겠다 썩은 치아 같은 실망 오후에는 꼭 치과엘 가겠다 밤하늘에 노랗게 불 켜진 보름달을 신호등으로 알고 급히 횡단보도를 건넜으되 다치지 않았.. 시와 수필 2015.03.11
이 순간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 9 교향곡을 듣는 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일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 한다는 것은 .. 시와 수필 2015.03.04
생각의 사이 시인은 오로지 시만을 생각하고 정치가는 오로지 정치만을 생각하고 경제인은 오로지 경제만을 생각하고 근로자는 오로지 노동만을 생각하고 법관은 오로지 법만을 생각하고 군인은 오로지 전쟁만을 생각하고 기사는 오로지 공장만을 생각하고 농민은 오로지 농사만을 생각하고 관리.. 시와 수필 2015.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