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머릿속에 있는 것. 아직 꺼내지 않은 것. 그것을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꺼내서는 안 되는 것. 한 문장이 어렵다면 아직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것이니 그곳에 그대로. 『사람 사전』은 ‘생각’을 이렇게 풀었다. 생각은 가능성이다. 머릿속을 유영할 때까지는 가능성이다. 김수영의 문장이 될 수도, 정태춘의 노랫말이 될 수도, 노무현의 연설이 될 수도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다. 그러나 생각이 조급을 만나는 순간 가능성은 부서지고, 그 파편들은 설익은 형태로 바깥으로 튀어나온다. 입을 통해 나오는 그것을 말이라 하고, 손끝을 통해 나오는 그것을 글이라 한다. 조급에게 등 떠밀려 바깥세상으로 나오는 그것들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 된다. 누구에게도 감흥을 주지 못하는 글이 된다. 글은 그나마 기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