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탑 금오산 대혜폭포 가는 길 돌부리에 걸린 걸까 탑이 넘어졌다 무수한 소망이 얹혔을 터 돌과 돌 사이를 지나간 건 무엇이었을까 누군가는 밀었고 누군가는 맞서려 했다면 그때 무너진 건 중심이겠는데 탑은 알고 있었을까 중심을 받치는 게 바람일 때도 있었다는 걸 힘은 뺄수록 .. 사람향기 2019.10.08
오월의 어느 멋진 날에.. 누에를 위한 뽕 재배가 아니라 오디재배를 위한 뽕나무가 있는 삼백의 고장 상주엘 다녀왔다 지인의 지인이라 먹거리도 준비 소풍같은 나들이였다 신록의 계절 벌과 나비처럼 갈 곳 놀 곳도 많은 계절이다 수확기라 농부는 흐뭇하고 오디 찾아온 이들은 입가가 시커매지도록 즐.. 사람향기 2019.05.30
어버이 날 케이크라 해도 빵! 빵으로 알아보고 기특하여라 나중에 크면 어버이날이라고 꽃 달아 주겠지 할머니 되고 보니 끝자리에 선 느낌이야 좋은 날 잘 보내렴 날마다 수고하는 날들이지만 어느날 보면 '이렇게 많이 살았나' 싶게 아이는 잘자라고 그 만큼 부모는 물러나게 되는 것 같아.. 사람향기 2019.05.08
두가지 두가지에서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우리 인생은 5년이 지나도 지금과 똑같을 것이다 그 두가지란 우리가 만나는 사람과 우리가 읽는 책이다. -찰스 존스 사람향기 2019.05.07
치사랑 "엄마 내일이 결혼기념일 맞지? 집에 아무도 없네, 다녀가요" 나는 아직 내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모르는데 내 부모님은 사는게 바빠서 그랬을까 챙기는 걸 본 적이 없다. 나는 또 궁금한 적도 물어본 적도 없었다. 그때는 그랬고 지금은 그렇지 않은 문화라서였을까 그때도 맞고 지금도 .. 사람향기 2019.03.04
구미에 첫눈 오던 날 저걸 그냥 접시에 받으면 '눈꽃홍시빙수'가 되겠다. 아침부터 뿌윰했다 올것 같은 예감 사람키만한 감나무에 까치밥이라기보다는 두고 보기 좋아 남겨둔 감 두개 홍등이 되었다. 기다리는 마음만 급해서 홍등이 대잦부터 붉게 빛났다. 눈은 오고 어디로든 가고 싶고 그칠것 같지만 그치.. 사람향기 2018.12.11
익어가는 것들 감꽃 떨어진 길을 걸은지가 엇그제 같은데 꽃떠난 자리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푸르디 푸르다 보내고 난 다음에 뒤늦게 온 마음같이 불가하게 존재하는 것들이여 술잔을 들자 기약없는 날들이 기약보다 아름다운 날들일지니 지금 뜨겁게 푸른것으로 족하자 사람향기 2018.08.08
군위 가는 길 새벽 길을 달렸다 길을 따르다 보니 방향이 달라지기도 한다 해를 품은 산이 우측에 있다가 정면에 있다가 때로는 좌창에 걸리기도 한다 물러나는 것 같다가 따라오는 것 같기도 한데 등지고 휘돌아 거꾸로도 간다 그럴뿐, 그곳으로 가는 중이다 네곁에 머무는 일도 잠시도 한결 .. 사람향기 2018.07.14
금이 구름뜰에서 태어난 금이는 한마을에 사는 열일곱살 균이한데 시집을 갔다네 갈 때는 육남매였으나 아들보다 늦게 난 시동생 덕분에 칠 남매의 맏며느리가 되었다네 세종대왕의 스승 이수 할아버지가 시조인 봉산 이가네는 집집마다 자손이 번창했다네 종부는 아니었어도 돌아서.. 사람향기 2018.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