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 고향 구름뜰에는 살구나무가 한그루 뿐이었다. 집성촌이라 일가이긴 했어도 가까운 친척집은 아니었는데. 그집 뒤란에는 대숲이 야트막하게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뒤란에 살구나무가 커서 대숲으로 가지를 뻗어 있었다. 비온 뒤면 대숲엘 살구를 주으러 갔었다. 대숲은 죽순이 쑥쑥 올.. 사람향기 2018.06.11
싼타페 tm 아빠 내차 멋있지? ... .. 아빠 도움 안받고 내돈으로 사서 그러는 거지? ...... 잔소리하고 간섭해야 하는데 안통해서 그러지? ..... 계산은 기념으로 내가 할게 ..... 남편은 아무말 않고 허한 속을 해물짬뽕 한 그릇으로 채웠다 도움도 간섭도 사양하고 스스로 감당해 보겠다니 독립은.. 사람향기 2018.04.09
금오산 꽃길 꽃이 부르고 길이 부르는 때다 먼데 있거나 가까이 있거나 보고 싶을 때는 달려가야 한다 봄날이 아름다운건 아쉬움 때문이리라 꽃 바람 같고 꽃 그늘 같은 날이다 사람향기 2018.04.03
삼월에 눈이 오면 2 삼월 두번째 눈이다. 우듬지까지 사람손으로는 쌓아 올릴래도 불가능한 높이로 눈을 이고 있다. 묘기가 따로 없다. 눈이오는 동안 바람한점 없었다는 얘기같고, 모두가 숨죽인 것 같은 모습이다. 해가 뜨면서 가로수 전깃줄 가리지 않고 이고 있던 주먹같은 눈을 털어내기 시작했다. 후두.. 사람향기 2018.03.21
일년 만에 온 엽서 깨를 줄세워 놓으면 이런 모양일까. 돋보기라야 읽을 수 있는 손글씨 엽서가 우편함에 꽂혀 있었다. 잘못 배달된 것이 아닌가 들여다 보는데, 엽서는 1년 전 작은 아이가 1년 후의 자신에게 보낸 글이다. 작년 이맘 때 작은아이는 취업하고 싶었던 은행의 마지막 관문에서 고배를 마신 뒤.. 사람향기 2018.03.14
삼월에 눈이 오면 삼월 아침 산의 나무들이 모든 나무들이 실핏줄 같은 잔가지까지 일제히 깨어나고 있다. 바람의 길 같고 햇볕의 결 같은 결이 드러나고 있다. 잘 안보이던 것을 볼 수 있다는 건 고마운 순간이다. 멀리서 한사람이 찾아 왔거나 곁에 있는 이가 소중해지는 순간까지 '일생에는 한 순간만이 .. 사람향기 2018.03.08
구미여고 졸업식 2018 조카 제니가 졸업하는 날. 중학교 졸업 때 꽃봉오리 같던 녀석이 조금은 더 봉긋해진 모습으로 의례 그 부끄러움과 수줍음 그대로 이모를 반겨주었다. 이런 공간에 들어서면 강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냥 이대로 묘한 무언가 눈에 보이는 이상이 존재한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겠.. 사람향기 2018.02.11
구름뜰 친구들 구복리양반 돌아가셨다 그만 울어, 두말없이 한천댁과 청동댁이 구복리댁 집으로 가서 몇날 며칠을 자줬다 사년만에 굼뜰(구름뜰)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늘어져 있어 한 번 모이기가 쉽지 않은 것 같지만 마음 먹으면 또 한걸음에 달려올 수도 있으니, 거리보다 .. 사람향기 2017.12.03
일기쓰는 일에 관하여 일기를 자신의 개인적인 비밀스런 생각들을 적어놓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얄팍한 생각이다. 귀머거리에, 벙어리에, 문맹인 사람에게 비밀을 털어 놓는 것에 매한가지가 아닌가. 나는 일기에서 나 자신을 누구에게보다 더 솔직히 표현할 뿐 아니라 나 자신을 창조한다. 일기는 나의.. 사람향기 2017.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