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지지배들 어제 안도현 배울 때도 그러더니 오늘도 역시나다 교과서를 짠, 하고 나오는 시가 도종환 시인의 "어떤 마을" 반가운 마음에 소개가 길었나 보다 이들 시인이야 나도 조금은 알고 여차여차 술 한잔한 적도 있다니 워이, 워이, 중 일짜리 가시나들 솟아오른다 그쯤으로 끝냈.. 시와 수필 2019.09.07
소주 한잔했다고 하는 얘기가 아닐세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 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참 만만치 않은 거라네 아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 시와 수필 2019.08.01
비스듬히 생명은 그래요. 어디 기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나요? 공기에 기대고 서 있는 나무들 좀 보세요. 우리는 기대는 데가 많은데 기대는 게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니 우리 또한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지요. 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이여. ㅡ정현종 시와 수필 2019.07.03
봄날의 아이러니 룰루랄라~ 룰루랄라~ 꽃비 나리는 사월 느티나무 시녀詩女 만나러 구미도서관 간다 상미는 지지난달 서방 따라 인천으로 이사 가고 경애는 올 초 구한 직장으로 풀칠하러 나가고 영이는 그저께 개업한 굴마을 낙지촌에 달라붙어 있고 영숙, 선미는 시가 시들해졌는지 못 온다고 .. 시와 수필 2019.05.16
색 사태가 났다 무너져 내린 단풍의 잔해로 욱수골 저수지 가는 길이 막혔다 붉은색이 엷어져 가는 세월이었다 당신과 나눈 말들이 몇 번 피고 졌는지 옹이로 갈라진 내 몸피를 보면 알 수 있을는지, 물의 냄새에는 여태 지워지지 않는 마음이 있다 저장고의 시간은 묵은 화약처럼 푸.. 시와 수필 2019.05.01
사랑은 종은 누가 그걸 울리기 전에는 종이 아닙니다 노래는 누가 그걸 부르기 전에는 노래가 아닙니다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사랑도 한쪽으로 치워 놓아선 안됩니다 사랑은 주기전에는 사랑이 아니니까요! -오스카 해머스타인- ** 봄 밤 꽃길아래서... 시와 수필 2019.04.20
벚꽃의 열반 꽤나 오래 심술궂던 꽃샘추위의 눈물인가 미안한 듯 서러운 듯 살금살금 내리는 봄비 속에 이제야 피었나 싶더니 어느새 총총 떠나는 아기 손톱 같은 벚꽃들 한 잎 두 잎 보도(步道)에 몸을 뉘여 오가는 이들의 황홀한 꽃길이나 되어 주며 말없이 점점이 열반(涅槃)에 들어 세상 한.. 시와 수필 2019.04.05
지금 여기가 맨 앞 나무는 끝이 시작이다 언제나 끝에서 시작한다 실뿌리에서 잔가지 우듬지 새순에서 꽃 열매에 이르기까지 나무는 전부 끝이 시작이다 지금 여기가 맨 끝이다 나무 땅 물 바람 햇빛도 저마다 모두 맨 끝이어서 맨 앞이다 기억 그리움 고독 절망 눈물 분노도 꿈 희망 공감 연민 연대.. 시와 수필 2019.04.03
종점 사랑 없이도 고요할 줄 안다 우리는 끝없이 고요를 사랑처럼 나눴다 우리가 키우던 새들까지 고요했다 우리에게 긴 고요가 있다면 우리 속에 넘쳐나는 소음을 대기시켜 놓고 하루하루를 소음이 고요 되게 언제나 소음의 가뭄이면서 언제나 소음에 젖지 않으려고 고요에 우리의 붓을 말.. 시와 수필 2019.03.19
시의 시대 라면이 끓는 사이 냉장고에서 달걀 하나를 꺼낸다. 무정란이다. 껍데기에는 붉은 핏자국과 함께 생산일자가 찍혀 있다. 누군가 그를 낳은 것이다. 비좁은 닭장에 갇혀, 애비도 없이. 그가 누굴 닮았건, 그가 누구이건 인 마이 마인드, 인 마이 하트, 인 마이 소울을 외치면 곧장 가격표가 .. 시와 수필 2019.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