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연못 얼음 위에 누가 저렇게 돌을 던졌을까 구멍 난 가슴을 덮으려 연못은 더 많은 바람과 그늘을 불러 모았겠다 나이테처럼 얼음을 덧입고 얼음의 근육들이 자란다 더러 뚫고 지나가지 못한 돌들이 얼음에 박혀 있다 거미줄 같은 균열들이 돌을 붙들고 있다 뿌리처럼 퍼져 나가 스크.. 시와 수필 2020.02.04
침착하게 사랑하기 몸에 든 멍을 신앙으로 설명하기 위해 신은 내 손을 잡고 강변을 걸었다 내가 물비린내를 싫어하는 줄도 모르고 빛과 함께 내려올 천사에 대해, 천사가 지을 미소에 대해 신이 너무 상세히 설명해주었으므로 나는 그것을 이미 본 것 같았다 반대편에서 연인들이 손을 잡고 걸어왔.. 카테고리 없음 2020.01.16
영혼의 여정 인간을 따라다니는 불안과 외로움 무상함은 영성의 성장 가져다주고 연극 같은 삶속의 나를 깨닫게 해 처음에는 예상 못 한 허탈감에서 시작합니다. 오랜 기간 동안 준비했던 대학에 입학했다거나, 원하는 직장에 들어갔다거나, 드디어 그토록 찾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지만 시.. 좋은 기사 2020.01.08
문장으로 읽는 책 너희들 보온병 원리 알아? 생각해보면 보온병이 얼마나 신기해. 따뜻한 걸 따뜻하게 보존하고, 차가운 건 차갑게 보존하잖아. 인간의 상식으로 생각해보자면, 냉장고는 계속 차가움을 유지하고 보일러는 계속 뜨거운 걸 유지하지만, 보온병은 아니거든. 보온병은 자신의 존재를 .. 좋은 기사 2020.01.08
어느 날, 우리를 울게 할 노인정에 모여 앉은 할머니들 뒤에서 보면 다 내 엄마 같다 무심한 곳에서 무심하게 놀다 무심하게 돌아갈, 어깨가 동그럼하고 낮게 내려앉은 등이 비슷하다 같이 모이니 생각이 같고 생각이 같으니 모습도 닮는 걸까 좋은 것도 으응 싫은 것도 으응 힘주는 일 없으니 힘드는 일도.. 시와 수필 2019.12.23
세상을 바꿀까, 내 마음을 바꿀까 세상을 자신의 욕망에 맞출까 자신의 마음을 세상에 맞출까 둘 사이의 균형이 행복의 기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세상을 바꿀 것인가? 아니면 내 마음을 바꿀 것인가? 인간의 행동은 이 두 가지 욕구 사이의 충돌과 균형의 산물이다. 세상을 바꾸려는 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 좋은 기사 2019.12.18
믿음과 기분 믿음을 가지면 리듬을 가질 수 있다 조그만 세계에 후두두 떨어져 내리는 빗방울 조율할 수 있다 크고 나쁜 소식이 작고 좋은 소식과 섞일 수 있도록 달린다 잽싸게 혹은 느리게 정곡을 찌르는 속력으로 바다에 가까이 산다는 것은 바다에 가까이 산다는 기분과 사는 것 이따금 바.. 시와 수필 2019.12.14
틈,사이 잘 빚어진 찻잔을 들여다본다 수없이 실금이 가 있다 마르면서 굳어지면서 스스로 제 살을 조금씩 벌려 그 사이에 뜨거운 불길을 불어넣었으리라 얽히고설킨 그 틈 사이에 바람이 드나들고 비로소 찻잔은 그 숨결로 살아있어 그 틈, 사이들이 실뿌리처럼 찻잔의 형상을 붙잡고 있.. 카테고리 없음 2019.12.04
태백산맥 문학관 올가을 문학기행은 태백산맥 문학관이었다 남는 건 사진 뿐이다. 독자 필사본이 많았다 조정래 선생님이 아들 며느리에게 필사를 권했다는 데 어찌 된건지 독자들의 필사본이 장난아니었다. 이러고 담벼락에 붙어도 보고... 벌꼬 꼬막 정식도 먹어보고 한갓지게 벌교 장터도 돌아 보았다.. 카테고리 없음 2019.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