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전 ㅡ독서 나는 책을 읽고 책은 나를 읽고. 책과 내가 마주 보고 서로를 읽는 것이 독서. 나도 그렇지만 책도 맨날 똑같은 나를 읽으면 재미없겠지. 싫증나겠지. 책에게 늘 새로운 나를 보여주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독서다. 〈사람사전〉은 ‘독서’를 이렇게 풀었다. 책을 읽는 동안 책과 .. 좋은 기사 2020.03.19
탑·3 너는 저만치 가고 나는 여기 섰는데······ 손 한번 흔들지 못한 채 돌아선 하늘과 땅 애모(愛慕)는 사리로 맺혀 푸른 돌로 굳어라. ㅡ이영도(1916-1976) - 석류 (1968.2) 황진이 이후의 멋진 여인이자 시인 1967년 2월 13일 저녁, 젊은 시절에 만난 정운 이영도를 평생 사랑해 5000여 .. 시와 수필 2020.03.19
당신의 영혼에게 물어라ㅡ문장으로 읽는 책 ㅡ강준만 5분 후 죽게 될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그 5분 동안 가장 중요한 말을 하라고 한다면, 모든 전화기들은 사랑한다는 말로 넘쳐날 것이다.” 미국 소설가 크리스토퍼 몰리의 말입니다. 늘 세상 모든 사람이 그 5분간의 심정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좋겠습니다. 사랑의 홍수 .. 좋은 기사 2020.03.16
그들이 처음 왔을 때 나치가 공산당원에게 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사회민주당원을 가뒀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노동조합원에게 갔을 때 나는 항의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유대인에게 갔.. 카테고리 없음 2020.03.14
산수유나무의 농사 산수유 나무가 노란꽃을 터뜨리고 있다. 산수유 나무는 그늘도 노랗다 마음의 그늘이 옥말려든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보아라 나무는 그늘을 그냥 드리우는 게 아니다 그늘 또한 나무의 한 해 농사 산수유 나무가 그늘 농사를 짓고 있다. 꽃은 하늘에 피우지만 그늘은 땅에서 넓.. 시와 수필 2020.03.09
너에게 쓴다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꽃 진자리 잎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잎 진자리 새가 앉는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 풍화되었다 시와 수필 2020.03.08
개화 꽃이 피네 한 잎 한 잎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마침내 남은 한 잎이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 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네 나도 아려 눈을 감네 ㅡ이호우 (현대문학 1962년) 달밤 낙동강 빈 나루에 달빛이 푸릅니다. 무엔지 그리운 밤 지향없이 가고파서 흐르는 금빛 노을에 배를 맡겨 .. 시와 수필 2020.03.05
봄이 오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림 김점선 해가 중천에 걸려 있는 정오에 산책이라도 할 요량이면 자신을 따라다니는 또 하나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그림자다. 그림자는 계절이 바뀜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드러낸다. 한겨울에는 축제 때나 볼 수 있는 키다리 아저씨가 된다. 그렇다면 좋겠지만 긴 다리가 무척이.. 좋은 기사 2020.02.27
얼음연못 얼음 위에 누가 저렇게 돌을 던졌을까 구멍 난 가슴을 덮으려 연못은 더 많은 바람과 그늘을 불러 모았겠다 나이테처럼 얼음을 덧입고 얼음의 근육들이 자란다 더러 뚫고 지나가지 못한 돌들이 얼음에 박혀 있다 거미줄 같은 균열들이 돌을 붙들고 있다 뿌리처럼 퍼져 나가 스크.. 시와 수필 2020.02.04
침착하게 사랑하기 몸에 든 멍을 신앙으로 설명하기 위해 신은 내 손을 잡고 강변을 걸었다 내가 물비린내를 싫어하는 줄도 모르고 빛과 함께 내려올 천사에 대해, 천사가 지을 미소에 대해 신이 너무 상세히 설명해주었으므로 나는 그것을 이미 본 것 같았다 반대편에서 연인들이 손을 잡고 걸어왔.. 카테고리 없음 2020.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