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대구역 맞은편 교동시장에는 삶은 감자와 옥수수를 파는 리어카 좌판이 일렬종대로 늘어서 있었는데 종례시간 선생님 당부 뒤로하고 목적도 없이 시내를 배회했던 토요일 오후 분을 어찌냈는지 모락모락 뱃속 사정 때문인지 비쥬얼 갑이었던 삶은 감자 주머니엔 토큰뿐이고 한 번도 사 먹은적 없지만 한 번도 먹고 싶다는 생각은 안한적 없었던 어쩌다 감자꽃 볼 때마다 땅속 사정이 궁금한 건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진데 자주 꽃 자주 감자 하얀 꽃 하얀 감자 보나 마나 최고인 삶은 감자! 내 젊은 날 일탈 때마다 결핍!이었던 삶은 감자 부대낄수록 분이 나는 사람과 삶은 감자를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