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여고 졸업식 2018 조카 제니가 졸업하는 날. 중학교 졸업 때 꽃봉오리 같던 녀석이 조금은 더 봉긋해진 모습으로 의례 그 부끄러움과 수줍음 그대로 이모를 반겨주었다. 이런 공간에 들어서면 강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냥 이대로 묘한 무언가 눈에 보이는 이상이 존재한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겠.. 사람향기 2018.02.11
당신 ‘때문에’, 당신 ‘덕분에’ “당신의 불행한 삶을 보며 난 당신같이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죠. 당신이 나의 잘못을 지적하며 나를 통해 당신의 삶을 만회하려 할 때, 난 울지 않는 것으로 당신에게 저항했죠. 이제 당신은 없고 울음을 참을 필요가 없지만 당신 때문에 아직도 나는 두렵고, 아무도 믿을 수가 없고, 상.. 좋은 기사 2018.02.10
인빅터스(Invictus) 나를 감싸고 있는 밤은 온통 칠흑 같은 암흑 신들이 어떻게 하든지 정복되지 않는 내 영혼에 감사한다 잔인하게 쓰러진 상황에서도 나는 움츠러들지도 소리내어 울지도 않으리 내 머리에 피가 나도록 내리치는 위협에도 나는 굽히지 않으리 분노와 비탄 너머에 어둠과 공포만이 .. 카테고리 없음 2018.02.10
“Me too”란 말도 못 하는 사람들 이진영 채널A 심의실장 끝이 없다. 자고 일어나면 성폭력 고발 운동 ‘미투(#MeToo)’ 최신 사례가 세계 곳곳에서 업데이트된다. 미국에선 영화 ‘킬빌’로 유명한 여배우 우마 서먼의 폭로가 추가됐다. 그는 뉴욕타임스 여성 칼럼니스트 모린 다우드와의 인터뷰에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 좋은 기사 2018.02.08
괴물 / 최영미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Me too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 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 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 내가 소리쳤다 "이 .. 시와 수필 2018.02.07
순서가 없다 외 4편 / 천양희 순서가 없다 늙음도 하나의 가치라고 실패도 하나의 성과라도 어느 시인은 기막힌 말을 하지만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마음을 잡아야 한다고 어느 선배는 의젓하게 말하지만 마음은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것 마음은 잡아도 잡아도 놓치고 마는 것 너무 고파서 너무 놓쳐서 사랑.. 시와 수필 2018.02.07
공부란 수도사가 입은 수도복 같은것 ‘습관’을 뜻하는 영어 단어 ‘해빗(habit)’은 라틴어 ‘하비투스(habitus)’에서 유래했다. 하비투스엔 습관 말고도 ‘수녀나 수도사들이 입는 옷’이란 뜻도 있다고 한다. 중세시대 수도자들은 매일 아침 일어나 하비투스를 걸치고 나가 기도하고 일하며 생활했다. “공부의 가장 근본.. 좋은 기사 2018.02.06
은유가 된 독자 / 알베르토 망구엘 '책 좀 읽는 진지한 독자들에게 권한다'는 장강명의 추천사가 붙은 책. '진지한' 독자가 되는 일이 그리 호락한 일이 아님을, 읽는 내도록 몰입이 어려운 책이었다. 이 책은 제호처럼 독자와 독서에 관한 다양한 스펙트럼을 볼 수 있다. 서양문학을 근간으로 하는 작가의 독서력뿐 아니라... 책향기 2018.01.31
대리만족의 달콤함이 영혼을 잠식한다 일러스트레이션 서장원 기자 yankeey@donga.com 살아가는 이유 중에 ‘만족’이 있습니다. 만족(滿足)이란 한자의 뜻(찰 만, 발 족)이 흥미롭습니다. 전문가의 의견보다는 그냥 연상되는 바를 내세우면 ‘부지런히 걸어 다녀서 삶을 채워야 만족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불만족한 사람의 .. 좋은 기사 2018.01.26
엄마 아내가 집에 있다 아파트 문 열기 전 걸음이 빨라진다 어렸을 때 엄마가 있는 집에 올 때처럼 ―나기철 (1953∼ ) 어린아이들이 집에 들어오는 장면은 언제나 같다. 문을 열면서 집에 있는 가장 좋은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들어온다. 대개는 ‘엄마’라고 부르고, 상황에 따라서는 ‘할머니.. 시와 수필 2018.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