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알랭 드 보통 1969년 생인 '알랭 드 보통'은 프랑스인 같지만 스위스 태생이다. 이 책은 그가 스물다섯에 쓴 처녀작이다. 최근에 나온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에서도 삼십년 전(95년)에 쓴 이 작품과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한 번 더 읽어보고 싶은 문장들, 아니 반복해서 읽어도 좋을 만한 문장들을 .. 책향기 2017.12.27
사과나무의 상처 집에 문이 있듯이 책에도 문이 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야 그 안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책에는 표지가 문이다. 출판사가 그 문에 공을 들이는 것은 독자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다. 그렇다, 책 속으로 유인하기 위해서다. 이것을 잘 보여주는 표지가 있다. 잎이 무성한 한 그루의 나무가 .. 좋은 기사 2017.12.27
독서법 “책 한 권만 보면서 날마다 한 단락씩 읽어야 내 것이 된다. 이 책 읽다가 저 책 보다가 한다면 눈가를 스칠 뿐이다. 한 구절 읽을 때는 한 구절을 파악하고 한 장 읽을 때는 한 장을 이해해야 한다. 다른 구절, 다른 장은 생각하지 않는다.” 치밀한 정독으로 한 권에 집중하여 완독하는 .. 좋은 기사 2017.12.25
사람이 먼저인 사회 동정민 파리 특파원 한국 식당에는 있고 프랑스 식당에는 없는 게 있다. 종업원을 부르는 벨이다. 한국에서는 물이나 반찬을 추가로 달라고 할 때도 식탁마다 붙어 있는 벨을 주저 없이 누른다. 프랑스에서는 추가 주문을 하거나 계산을 하려고 해도 종업원과 눈이 마주칠 때까지 기다려.. 좋은 기사 2017.12.21
전자책을 이긴 종이책 갑작스러운 정전이 잦았던 그때 그 시절. 집집마다 상비용 양초를 구비해야 했다. 정전 걱정이 사라지면서 양초도 일상에서 사라졌을까? 천만의 말씀. 천연향초가 아로마세러피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곳곳에 양초가게가 생겼다. 어둠을 밝히는 기능을 넘어 삶을 풍요롭게 .. 좋은 기사 2017.12.20
그리운 어른 두 분 이종승, ‘김수환 추기경과 법정 스님’, 2005년 ‘바보’와 ‘무소유’의 만남. 어떤 칼럼니스트는 김수환 추기경과 법정 스님의 만남을 이렇게 묘사했다. 김수환 추기경은 자화상에 ‘바보’라고 쓴 이유를 묻는 질문에 “있는 그대로의 인간으로서, 제가 잘났으면 뭐 그리 잘났고 크면.. 좋은 기사 2017.12.18
헤어짐의 진짜 이유 정도언 정신분석학자 서울대 명예교수 사람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서로를 만납니다. 만난다고 모두 인연을 이어가지는 않지만 헤어짐을 전제로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헤어질 것을 뻔히 알면서 시작하는 관계도 있다고요? 환자와 정신분석가의 만남입니다. 분석적 만남은 .. 좋은 기사 2017.12.18
아비 연탄장수 울 아비 국화빵 한 무더기 가슴에 품고 행여 식을까봐 월산동 까치고개 숨차게 넘었나니 어린 자식 생각나 걷고 뛰고 넘었나니 오늘은 내가 삼십 년 전 울 아비 되어 햄버거 하나 달랑 들고도 마음부터 급하구나 허이 그 녀석 잠이 안 들었는지. -―오봉옥(1961∼ ) 우리 시대의 사.. 시와 수필 2017.12.15
나의 사적인 도시 * 이 원고의 본질은 블로그이고, 내가 쓰던 블로그는 절반쯤의 일기로, 대체로 사적인 글이었다. 이들은 시간순으로 나열되었고, 오랜 기간 정해진 주제 없이 그날 느낀 것을 지속적으로 써온 글이라는 특징이 있었다. 이 글들이 의미를 가진다면 그것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5, 4 박.. 책향기 2017.12.08
꽃 나는 긴장을 기르나 보다. 아무도 가지 않는 어느 숲속 꽃들과도 같은 긴장. 상처는 저마다 완전하여, 눈에 띄지도 않는 조그만 꽃 울타리에 싸여 아파한다. 아픔은 저 꽃 같고, 이 꽃 같고. 저 꽃 같고, 이 꽃 같은 한 송이 꽃이다 -로버트 크릴리(1926~2005) 비 밤새 이 소리 다시 되돌아와서 .. 시와 수필 2017.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