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다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 김용택 시와 수필 2019.01.03
웅양 굼뜰 고향나들이 바깓 활동 자제하라는 당부가 뉴스마다 나오는 날이었다. 부모님과 여행 한 번 가자던 약속이 동생과 있었고, 올해가 가기전에 가고 싶은 마음이 더해서 한파는 뒷전이었던 그제였다. 어디로든 떠나자고 준비하시라고 일곱시에 전화를 드렸더니, 아버지는 벌써 새벽 운동을 다녀오신 뒤.. 포토 or 여행 에세이 2018.12.28
기억하는가 기억하는가 우리가 만났던 그날. 환희처럼 슬픔처럼 오래 큰 물 내리던 그 날. 네가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네가 다시는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평생을 뒤척였다. ㅡ최승자, 「기억의 집」, 문학과 지성사 시와 수필 2018.12.24
낯선곳 외 3편 낯선 곳/고은 떠나라 낯선 곳으로 아메리카가 아니라 인도네시아가 아니라 그대 하루하루의 반복으로 부터 단 한번도 용서할 수 없은 습관으로 부터 그대 떠나라 아기가 만들어낸 말의 새로움으로 할머니를 알루빠라고 하는 새로움으로 그리하여 할머니조차 새로움이 되는 곳 그 낯선 .. 시와 수필 2018.12.21
그날 그날, 텔레비젼 앞에서 늦은 저녁을 먹다가 울컥 울음이 터졌다 멈출 수 없어 그냥 두었다 오랫동안 오늘 이전과 이후의 일만 있을 것 같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밤, 다시 견디는 힘을 배우기로 했다 -곽효한 그날을 어떤 날이라 특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텔레비젼을 두고 .. 시와 수필 2018.12.14
구미에 첫눈 오던 날 저걸 그냥 접시에 받으면 '눈꽃홍시빙수'가 되겠다. 아침부터 뿌윰했다 올것 같은 예감 사람키만한 감나무에 까치밥이라기보다는 두고 보기 좋아 남겨둔 감 두개 홍등이 되었다. 기다리는 마음만 급해서 홍등이 대잦부터 붉게 빛났다. 눈은 오고 어디로든 가고 싶고 그칠것 같지만 그치.. 사람향기 2018.12.11
도깨비 감투 사람이라면 누구나 쓰면 쓴 사람이 보이지 않게 된다는 도깨비 감투를 쓰고 있다. 모든 사람은 제 도개비 감투를 쓰고서 보이지 않는 사람처럼 살아들 간다 인간들은 모두 사람 감투를 쓰고 있다. 이 세상에 사람들만 사는 줄로 알게 된다는 사람 감투를 쓰고서 투명인간처럼 나아간다 -.. 시와 수필 2018.12.11
“정상이라 믿는 사람, 자기가 얼마나 비정상인지 몰라” ━ 일본 신인문학상 휩쓴 ‘5차원’ 작가 편의점 알바 출신 작가인 무라타 사야카는 8월 7일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나는 편의점에서 남들처럼 정상적으로 표정 짓고 말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사진 살림] 무라타 사야카(村田沙耶香·39)는 아쿠타가와상·군조신인문학상 등 일본.. 좋은 기사 2018.12.10
증오라는 '마음의 감옥' 열어젖힌 아들, 그 앞엔.... 석영중의 맵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 ② ‘열린 문’ 구소련 및 러시아 화가 일리야 글라주노프가 그린 드미트리 카라마조프의 일러스트. ‘카라마조프가의 장남 드미트리는 아버지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된다. 동기·정황·물증·심증 모든 면에서 드미트리는 완벽한 범인이.. 좋은 기사 2018.12.10
영원한 결핍, 더 나은 삶을 향한목마름 ‘이제 좀 쉬어야 해’라는 생각이 들 때조차도, 다 잊고 휴가나 떠나자고 결심할 때도, 몸이 쉴 때조차도 마음만은 쉴 수 없는 까닭은 무엇일까. 더 나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끝없는 갈망, 혹시 이렇게 쉬고 있을 때 정말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 인생이 예상보다 .. 좋은 기사 2018.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