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어가는 것들 감꽃 떨어진 길을 걸은지가 엇그제 같은데 꽃떠난 자리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푸르디 푸르다 보내고 난 다음에 뒤늦게 온 마음같이 불가하게 존재하는 것들이여 술잔을 들자 기약없는 날들이 기약보다 아름다운 날들일지니 지금 뜨겁게 푸른것으로 족하자 사람향기 2018.08.08
군위 가는 길 새벽 길을 달렸다 길을 따르다 보니 방향이 달라지기도 한다 해를 품은 산이 우측에 있다가 정면에 있다가 때로는 좌창에 걸리기도 한다 물러나는 것 같다가 따라오는 것 같기도 한데 등지고 휘돌아 거꾸로도 간다 그럴뿐, 그곳으로 가는 중이다 네곁에 머무는 일도 잠시도 한결 .. 사람향기 2018.07.14
미술작품 안의 키스…에로티시즘의 역사 ━ 내가 태어난 1960년대엔 미니스커트 입는 것을 단속했다. 풍속을 어지럽힌다는 이유에서였다. 내 이름은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미니의 발음과 비슷한 민이다. 20대에 본 영화 ‘시네마 천국’은 키스 장면을 온통 삭제하던 1940년대 이탈리아를 그렸다. 그래서 찾아본 키스의 역사에는 놀.. 좋은 기사 2018.07.01
마그누스 / 실비 제르맹 "적절한 때에 이야기되지 않은 것은 다른 시대가 오면 순전한 허구로 간주된다." -아하론 아펠펠드 마그누스/실비 제르맹(1954~)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함부르크에 가해진 대규모 폭격으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상실한 소년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소설이다. 역사의.. 책향기 2018.06.19
간송 조선회화 명품전 / 대구 미술관 교과서에서나 봤던 조선 초. 중. 말기 까지의 조선 회화가 대구미술관에서 그랜드 오픈 되었다. 이 전시는 6월 16일 부터 3개월간 전시된다. 미술관 나들이가 이리 즐거울 줄이야 오백년 전 그림에서 느껴지는 우리 조상의 멋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진경산수화를 비롯 다양.. 그림이야기 (한국화) 2018.06.18
금이 구름뜰에서 태어난 금이는 한마을에 사는 열일곱살 균이한데 시집을 갔다네 갈 때는 육남매였으나 아들보다 늦게 난 시동생 덕분에 칠 남매의 맏며느리가 되었다네 세종대왕의 스승 이수 할아버지가 시조인 봉산 이가네는 집집마다 자손이 번창했다네 종부는 아니었어도 돌아서.. 사람향기 2018.06.13
살구 고향 구름뜰에는 살구나무가 한그루 뿐이었다. 집성촌이라 일가이긴 했어도 가까운 친척집은 아니었는데. 그집 뒤란에는 대숲이 야트막하게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뒤란에 살구나무가 커서 대숲으로 가지를 뻗어 있었다. 비온 뒤면 대숲엘 살구를 주으러 갔었다. 대숲은 죽순이 쑥쑥 올.. 사람향기 2018.06.11
왕후의 좌석 욕망이 도로를 달립니다. 외제차, 대형차, 스포츠카…. 크고 화려하면 행복한가요. 뭘 타느냐보다 누구와 타느냐가 행복의 척도 아닐까요. 멋쟁이 고급차라 으스대지만, 당신과 함께라면 소박해도 좋아요. 당신만을 위한 자리에 모십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좋은 기사 2018.06.01
이탈한 자가 문득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대낮보다 찬란한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 별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 카테고리 없음 2018.05.30
공존의 이유 깊이 사랑하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 헤어짐이 잦은 우리들의 세대. 가벼운 눈웃음을 나눌 정도로 지내도록 합시다. 우리의 웃음마저 정이 된다면 그땐 헤어집시다. 어려운 말로 이야기하지 맙시다. 당신을 사랑하는 나를 얘기할 수 없음으로 인해 내가 어디쯤에 간다.. 카테고리 없음 2018.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