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나 카르타 - 선언하면서 동시에 절규할 수 있다면 아침부터 썩어 있을 권리가 있고 하루를 구토로 시작할 권리가 있소 매사에 무능할 권리가 있고 누구나 알아듣는 것을 나만 못 알아들을 권리가 있소 껌껌한 콘크리트 방주를 타고 밤마다 대홍수의 꿈을 꿀 권리가 있소 머리 위로 똥덩어리가 둥둥 떠다니는 꿈을 밤마다 꿀 권리가 있소 .. 시와 수필 2016.09.08
중년 거울을 보는데 내 얼굴에서 아버지가 보였다 중년이라고 중얼거려보았다 어제는 초등학교 동창 모임이 있어 약속 장소에 나가보니 옛 친구는 하나도 보이지 않고 친구의 아버지, 어머니 들이 고스란히 불려나와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아내는 내가 아닌, 아버지를 부축했다 잠결엔 아버.. 시와 수필 2016.09.05
가을 하늘 하늘이 맑아진 건지 구름이 맑아진 건지 자꾸 눈이간다 이맘때 가을 구월이면 꼭 이렇다 년중 매번 이렇게 가을이 어느날 문득 하늘로 오는 걸 보게 된다. 몇 년 전부터 유독 그렇다 하늘도 가을을 타는거겠지.. 가을이 하늘을 타는지도 모른다. 여튼 둘은 무슨 관계가 있다. 사귀는 건지 .. 사람향기 2016.08.29
꽃과 함께 식사 며칠 전 물가를 지나다가 좀 이르게 핀 쑥부쟁이 한 가지 죄스럽게 꺽어왔다 그 여자를 꺽은 손길처럼 외로움 때문에 내 손이 또 죄를 졌다 홀로 사는 식탁에 꽂아 놓고 날마다 꽃과 함께 식사를 한다 안 피었던 꽃이 조금씩 피어나며 유리컵 속 물이 줄어드는 꽃들의 식사는 투명하다 둥.. 시와 수필 2016.08.29
당신이라는 모든 매미 새벽 서너시까지 울어대는 매미 삼베 이불이 헐렁해지도록 긁어대는 소리 어쩌라고 우리 어쩌라고 과유불급 나도 그렇게 집착한 적 있다 노래라고 보낸 게 울음이라 되돌아왔을 때 비참의 소리는 밤이 없었을 것이다 불협도 화음이라지만 의미를 거두면 그저 소음인 것을 이기적인 생은.. 시와 수필 2016.08.09
상반되는 두 감정 사이에서 그네 타는 남자 여자들의 비밀. 화려하고 멋지게 차려입은 여자의 거처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지저분한 경우가 많다. 여성성을 경멸하듯 보이시한 옷차림을 하는 여자의 방이 핑크빛 소품과 인형들로 치장되어 있기도 하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털털한 여성의 집이 머물기 불편할 정도로 깔끔하게 .. 좋은 기사 2016.08.06
수사의 힘 나이·권력 아닌 논리력·설득력 우선인 사회가 건강 설득을 가르치는 나라, 말이 통하는 사회가 돼야 오민석 최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미셸 오바마가 한 연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저는 매일 아침 노예들에 의해 세워진 집에서 잠을 깹니다. 그리고 제 딸들, 두 명의 아름답고 .. 좋은 기사 2016.08.06
텍스트 I, 존 키팅 선생과의 인터뷰 여 정 시인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보다 더 죽은 시인의 사회로 변해 가족·이웃·친구의 결속 약화 입시 위주 교육으로 변해가 꿈 있는 공존경쟁 마련되길 덜컹댄다. 카페 벨-레브에서 존 키팅 선생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I는 지하철 문에 기대어 점멸하듯 그와 나눴던 얘기들을 생각.. 좋은 기사 2016.08.02
지심도 2 사진은 1978년 지심 분교 졸업기념사진이다. 아랫줄 선생님 오른쪽이 자신이라며 아우님이 우리를 데려간 포진지 옆 무기 탄약고에 전시된 사진이다. 지심도 생활상과 여러 증빙 자료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어른이 그 아이다. 고향 지심도에 대해 얼마나 빠삭한지 우리는 맘껏 앞장선 그를.. 포토 or 여행 에세이 2016.07.31
지심도 1 사진은 거제도 장승포항에 있는 지심도가는 터미널이다. 1박 2일 프로그램에 나왔다는 지심도, 나는 보지를 못했는데, 거제도 출신 이웃사촌과 그를 잘 따르는 아우님이 지심도가 고향이라 동행하게된 여행길, 지난주 토요일에 출발 1박 2일한 코스다. 늦었지만 기록물의 소중함을 다시 .. 포토 or 여행 에세이 2016.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