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자리 만들어 보겠다던 작은아들이 정해준 장소는 삿뽀로 대구반월점이었다. 반월당은 70년 대 후반 부모님이 논 팔고 집 팔아서 고향을 등지고 이사 온 대구의 첫 집 근처이기도 하다. 열네 살 사춘기로 넘어 갈듯 말듯한 시절이었다. 시골서만 살다가 전학 와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 하늘도 안 보이는 마당 없는 집에는 정이 안 갔고, 논과 들판과 산만 보이던 고향에서 집 앞으로 차들이 지나다니는 걸 보는것도 신기했다. 고향 동무들 생각만 났고 방학만 기다렸다. 추억도 더듬을 겸 두어 시간 전에 출발했다. 옛 건물들은 남은 게 거의 없었다. 휘어가고 굽어가기도 하는 길을 기준으로 집터를 찾아야 했다. 이 골목인가 저 골목인가 싶은데, 엄마는 반대편 집을 기준으로 옛집터를 찾아냈다. 그 터에는 멋지고 예쁜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