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3046

세대단절에 관한 소고

지인과의 관계에서 몇 번의 단절을 경험했다. 다른 게 당연한데 내겐 소모전 같고 출구 없는 터널 같아서, 힘을 빼고 물러나는 것이다. 나도 부모지만, 내 부모님께 입을 닫을 때가 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가치관을 확인할 때다. 그 고정관념이 나와 무관치 않고 이 또한 내 욕심이란 걸 알지만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내 자식에게 나도 틀이 훤히 보이는 부모는 아닌지 모르겠다. 오늘 소모임에서 세대단절에 대한 물음이 있었다. 최근에 초등대상 영어학원을 개원한 지인은 아이들의 언어 이해가 어렵다고 했다. 말을 못 알아들어 되물어야 하고 반복되다 보니 수업시간 전에 울렁증이 생길 정도라고. 스며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주부는 안 좋아진다고 하지만 우리 세대가 낀세대로 적응하고 있듯 ..

사람향기 2022.10.08

열무김치 담그는 법

김치는 마술이다 지인이 어제 경비실까지 공수해 준 열무! 밭에서 바로 온 건지 싱싱했는데 하룻밤 자고 나니 겉잎이 누렇게 꼬시라져갔다 먹기좋은 크기로 자르고 굵은소금 듬성듬성 뿌려 30분 정도면 된다 상태 봐 가며 노곤해지면 씻어 건져 둔다 소금 뿌리고 양념 준비하면 어지간히 맞다 홍고추가 맞있는 여름, 초가을 김치는 붉은고추와 고춧가루를 반반 써도 좋다 색도 맛도. 멸치액젖, 매실청, 마늘, 생강, 양파 반개, 배 반개, 밥 한숱갈을 믹서기에 갈아 주고, 고춧가루와 채썬 붉은고추 채썬 양파는 뒤에 첨가한다 ㆍ 애기다루듯 살살 뒤집어 준다 하룻밤 정도 상온에서 재운다 열무 크기가 적당해서 식감도 좋았다 더 크기전에 이맘때가 젤 좋은 때 같다 아침 저녁으로 기온차가 심하다 물가는 비상이고 공공재도 아우성이..

맛있는 행복 2022.10.07

결국은

성격은 얼굴에 나타난다 생활은 체형에 나타난다 본심은 행동에 나타난다 미의식은 손톱에 나타난다 청결함은 머리에 나타난다 배려는 먹는 방법에 나타난다 마음의 힘은 목소리에 나타난다 스트레스는 피부에 나타난다 차분하지 못함은 다리에 나타난다 인간성은 약자에 대한 태도에 나타난다 본심 본성은 어느 때든 나타난다 * 유튜브를 보다 공감 가서 올려 본다 나타나도 못 보기도 하고 안보기도 하고 무심하게 지내다가 어느 사이 금이 가는 관계도 있다. 징조는 있었을 텐데 짐작도 못한 일이 내 일이 되기도 한다 얼마 전 사고를 당했다 상대는 레미콘 차량이어서 키 작은 내가 보였을 리 만무인데... 스쿨존이었고 느린 속도만 믿고 천천히 앞만 보고 갔다. 큰 차 옆에 가지 말라는 말도 있는데 의식했더라면 앞서거나 뒤섰을 텐데..

사람향기 2022.10.01

티스토리로 이사를 오다

다음 블로그를 한 지 14년 정도 되었다 이틀 전에야 티스토리로 이사해야 한다는 걸 알았고 어제 아침에 이사를 했다. 폰보다 노트북으로 하는 것이 훨씬 수월했다. 노트북은 한 달에 한 번 켤 정도로 폰만 사용했는데 한 밤 자고 이른 아침 노트북을 열었다. 요 새집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다음 블로그와는 강과 산이 변할 만큼 오래 살았는데. 그대로 옮겨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 세간살이 없이 빈 몸으로 왔다면 낯설었을 텐데.... 어떤 시간이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 2022년 9월 30일 아침 사진은 하늘구니 일몰 22.09.29

사람향기 2022.09.30

복구공사

추억 공사중 사랑통행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현재 미련구간 복구공사로 인해 사랑통행이 금지되오니 다른 사랑을 이용하시거나 부득이한 분은 공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복구가 끝난다 해도 예전 같은 통행은 어려울 것 같으니 이 점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그냥 좋은 것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어디가 좋고 무엇이 마음에 들면 언제나 같을 수 없는 사람 어느 순간 식상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특별히 끌리는 부분도 없을 수 없겠지만 그 때문에 그가 좋은 것이 아니라 그가 좋아 그 부분이 좋은 것이다 ㅡ원태연

시와 수필 2022.08.14

청도 나들이

자주는 못 만나도 어제 같고 오늘 같지만 함께 할 때마다 새로운 맛이 나는 사람도 있다 몸과 마음이 한자리라 몰입은 순간처럼 익숙해지고 관계는 사진처럼 선명해진다 비만 내리던 어제 카페가 많은 동네 청도를 다녀왔다 우리가 간 곳 카페 규모는 광장 같았고 샌드위치와 커피의 궁합은 다시 오고 싶은 맛으로 유인하기에 충분했다 공간은 시골쥐라 누릴 수 있는 특혜리라 화덕에 굽는다는 피자는 격하게 담백했고 맥주보다 찬 맥주잔도 인상적이었다 철가방 시절은 사라진 지 오래고 코미디타운까지 비가 동행했다 죽이 맞는 수다와 달라서 재밌는 가치관 강요하지 않아서 내가 나로 온전히 존재하는 관계 경계에서 자신을 벗할 줄 아는 인식 좋아하는 걸 찾아 밀고 나가는 힘에도 경의를 더하는 시간이었다 한 사람은 한 인생인데 대지에 ..

요가원에선...

자세자세... 무심결에도 틀린 자세는 못봐주는 요가원샘 걸을 때나 먹을 때도 어깨 펴고 배에 힘 주고 11자를 외친다 나이들면 얼굴보다 자세라고 오늘은 다섯살 아이가 엄마를 따라왔다 노트북을 틀고 엄마는 수업에 들었다 수업중에 두어번 뒤로 가던 샘! 노트북에 코를 박았는지 어깨가 무너졌던지 ㅎㅎ 아이를 벽에다 붙여 놓았다 엄마 수업하는 거 보다가 영상을 보다가 끝날 때까지 자리와 자세를 지켰다 어떤 회원이 다시는 안오겠다고해서 한바탕 웃었다 누구도 예외없는 요가원 자세가 반듯하면 눈이가는 게 맞다.

사람향기 2022.08.09

호박이 호박잎을 만났을 때

텃밭농사를 하는 지인이 호박과 오이를 보내왔다 이른 아침에 우리 집까지 온 걸 보면 새벽에 밭에 갔겠다 '아하 호박은 이렇게 하는구나' 한 몸이었다 서로를 보완해 낸 모습이라니. 살짝만 스치면 흔적이 남아서 신생아의 피부보다 여린 호박 호박잎 거 친면을 뒤로하고 매끄러운 쪽으로 감싼 걸 보니 꽃다발을 받은 것 같다. 농사를 지으면 저절로 알아지는 일인지 이 나이 먹도록 이렇게 정성스러운 호박은 처음 본다 스티로폼 포장에만 익숙했다 밥이 뜸 드는 동안 호박과 호박잎에 집중해 보는 시간이다. 호박잎 한 장도 이럴진대 마음 한 자락도 잘 쓰면 어떨지 ㅎㅎ 인연 따라온 잎 한 장은 된장찌개에 넣어야겠다

사람향기 2022.08.07

금오산 등반 2

5월이다 신록은 청춘이고 6월의 초록은 성숙한 여인네 같다 했던가 2년 만에 다시 산에 올랐다 자신은 없었지만 그동안 길들여온 시간이 있어서 내 몸을 믿고 용기를 냈다 동반자들이 운동마니아 들이라 약간 기운이 상기되는 분위기도 한몫을 했다 2년 전. 그때는 오르면서도 계속될까 될까 했었다 30년이나 더 젊었을 때 '내가 다시는 여기 오나 봐라' 작정한 곳이었기에 그렇게 등지고 한세대를 지냈으니.. 그때보다는 덜 힘들었다 몸으로 밀고 나가는 일은 그치지만 않으면 시너지도 크다는 걸 실감한다 마음은 흔들리기도 하고 정신은 오락가락할 때도 있지만 몸은 건망증이 없다. 마음이 내 맘 같지 않게 제자리를 못 찾을 때 그래서 우린 가끔은 몸으로 그런 시간을 건너기도 한다 기분 좋은 도전은 계속될 것 같다.

사람향기 2022.05.22